주목받는 펫 산업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1일부터 의견(義犬)의 고장 임실 오수에 펫 추모공원이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전국 최초로 임실군이 50억 원을 들여 1만여㎡ 부지에 조성한 반려동물 전문 장례식장이다. 이곳에는 입관실과 화장장 봉안당 수목장지 등 동물 장례와 관련된 시설을 두루 갖췄고 반려인의 펫로스 증후군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매년 사망하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만도 약 70만 마리에 달하지만 마땅한 동물 장례시설이 없기에 반려동물 인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극심한 반대와 민원으로 인해 동물 장례식장 인허가가 힘들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운영하는 장례시설이 크게 부족한 탓이다. 이에 오수 의견을 주제로 세계 명견 테마랜드를 추진 중인 임실군이 공공 동물 장례식장을 만들고 펫 산업 선점에 나선 것이다.

임실군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산업에 눈독을 들인 자치단체가 많다. 국내 반려동물관련 산업 규모가 지난해 3조4000억 원에 달한 데 이어 오는 2027년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민소득 증가와 핵가족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 등에 따라 반려동물 산업은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이에 따라 유망 신서비스산업으로 반려동물을 정하고 사료와 펫 보험 등 새로운 산업 기반 구축에 나선다. 전국 자치단체들도 반려동물관련 조례 제정이나 친화도시 선포, 전용 공원 조성, 지원센터 설립 등 반려동물 정책 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반려동물관련 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6년간 1200억 원을 투입, 펫푸드와 애완용품 등 상품화 개발을 지원하고 동물용 의약품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강원도는 지난달 반려동물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과 창업지원 동물놀이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대규모 애니언 파크를 조성한 울산광역시는 오는 10월 반려동물 문화·산업 박람회인 애니언페어를 개최한다.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소개하고 반려견 스포츠대회도 연다. 경북 의성 충북 음성 목포시 대전시 등도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와 놀이터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비례해서 유기동물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9만여 마리였던 유기동물은 지난해 13만여 마리로 급증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도 많아 실제 유기동물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안락사시킨 동물도 2만7000여 마리에 달했다.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