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농업 총 수입의 71.8%(2019년)는 농작물에 의한 수입이다. 농가 수입원의 대부분을 농작물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전북의 농촌경제가 성장하려면 농작물, 그중에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특화작목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신품종 육성부터 고품질 생산·재배기술 개발, 가공·유통시스템 구축, 국내·외 소비시장 발굴·확대까지 다각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9년부터 법률에 의거해 지역의 특화작목 연구개발과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9개 지자체(도원), 지역 특화작목연구소와 함께 총 69개 특화작목을 선정해 2025년까지 5년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 중에는 도별 2개씩 총 18개의 국가 집중육성 지역특화작목이 포함돼 있다.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을 마련해 올해부터 5년간 808억 원을 투입해 8개 지역특화작목을 집중육성 할 계획이다. 전북지역의 특화작목은 수박(씨 없는 수박), 천마, 파프리카(대형과), 허브(로즈메리, 라벤더, 민트), 산채(고사리, 곤달비), 곤충(치유곤충), 블루베리, 고구마 등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하는 집중육성 작목은 ‘씨 없는 수박’과 ‘천마’다. 전북은 전국 최대 씨 없는 수박 주산지다. 전국 재배면적의 53%를 점유하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씨 없는 수박을 특화작목으로 키우기 위해 주로 고온기에 생산되는 씨 없는 수박을 저온기에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노동력도 적게 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규 농업인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수경재배 기술과 가공기술도 개발해 수박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와 정읍단풍미인조합공동사업법인 등이 수출협의체를 꾸려 일본, 홍콩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2025년에는 전국 재배면적의 60% 점유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8만 원에 머물던 재배 농가 소득도 650만 원(10아르당)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씨 없는 수박 버금가는 전북지역 주력작물로 ‘천마’도 있다. 전북 재배면적이 전국 대비 49%에 달한다. 올해부터 시설재배를 통해 연중 안정적으로 천마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생산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지난 6월에는 유관기관 및 단체의 전문가로 구성된 ‘천마산업발전협의체’도 만들어졌다. 전북에서 생산되는 천마는 한 해 444톤 정도다. 안정적인 생산 기술이 확보되면 2025년에는 지금보다 3배 많은 1350톤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배농가 소득도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마를 원료로 하는 액상차나 음료,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등 새로운 기능성 제품 개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가공제품의 생산 비중을 현재 15%에서 2025년 50%까지 끌어올리고자 한다.
지역특화작목 산업이 역량을 갖춰 활성화되면 지역경제에 활력이 차오르고 농업인 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 내 고용기회도 넓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전북농업을 이끌 지역특화작목에 거는 기대가 크다. /농촌진흥청 김두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