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이후 대선 정국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여야의 ‘집안싸움’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번 당 내부경쟁은 거대 양당 대표들에게까지 번지면서 더욱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권주자들은 서로에겐 ‘내부총질’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자신의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검증이라고 항변하는 모양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당외인사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합류하면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무산되면서 당 내부의 갈등이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의 ‘이심송심’ 논란에 더해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이재명 후보 간 낙명대전의 불길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들의 날선 공방은 인사논란에 휘말린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까지 얽힌 모습이다.
야당은 이준석-윤석열‘투스톤 대전’에 홍준표, 유승민 의원 등 기존 당 중진 출신 대선 후보자들이 가세하면서 경선버스가 제대로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쇄신의 아이콘이던 이 대표는 잦은 마찰을 일으키면서 보수에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당 내부에선 “정권 탈환과 야권통합을 위한 당 대표의 핵심임무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조기통합을 분명하게 내세웠는데도 국민의당과의 조기 통합이 16일 무산됐다”면서 리더십에 의문을 표출하고 있다.
17일에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첨예한 이견을 보이던 대선 경선 토론회가 전격 취소됐다. 당초 18일 개최 예정이던 대선후보 경선 정책 토론회는 오는 25일 비전발표회로 형식을 바꿔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 취소로 양측의 대립은 소강 국면을 맞았지만, 홍준표 의원 등은 당 대표를 흔들지 말라면서 반발했다. 홍 의원은 이날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대선 후보가 토론을 하지 말자는 건 26년 정치 인생에서 처음 봤다”면서“그렇게 겁이 나면 대선 주자를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토론을 안 하려고 당 대표를 흔드는 게 바로 내부총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당 모두 대선도 치르기 전에 불필요한 내홍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지만, 팽팽한 본선 구도로 당 내부 경쟁에서부터 우위를 점해야한다는 게 각 캠프 관계자들의 인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는 갈등을 봉합해야하는 자신들이 역할을 인지하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갈등의 불씨가 본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