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줄 모르는 물가 때문에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 차례상도 준비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50대 주부 최모씨는 쉽사리 물건을 고르지 못했다.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상품 진열대를 맴돌던 최씨는 전보다 크게 오른 가격표를 보고는 결국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7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월대비(109.22) 0.7% 상승한 110.02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생산자가 시장에 출하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생산자 물가지수는 통상적으로 한 달 뒤 소비자 물가지수로 반영되고 있다.
그동안 생산자 물가지수는 공산품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부터 7월까지 9개월 가량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번에 7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공산품과 농림수산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전년동월대비 7.1%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7월 생산자 물가지수를 살펴 보면 석탄 및 석유 제품, 제1차 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배, 달걀, 시금치, 고등어 등 주요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1.5% 상승했다.
지난해 긴 장마로 인해 농산물 등 물가가 올랐는데 올해의 경우 이와 반대로 폭염이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력, 가스, 수도 등 생산자 물가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월대비 0.7% 상승했고 운송,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 심리도 악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은 “올해 폭염으로 인해 작황 부진이 일어나면서 수박 등 농산물은 물론 유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공산품의 생산자 물가지수가 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생산자 물가지수가 향후 소비자 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전반적인 경제 여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소비자들이 밥상 물가뿐 아니라 다가올 추석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지갑을 열때마다 부담감은 한층 더 커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