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각지대 출장스팀세차 업계 ‘찬바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그동안 각광 받았던 출장스팀세차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관련 사업이 10년 넘도록 성장하는 동안 현황 파악이나 사고 예방 등에 소홀히 방치되면서 관리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충남 천안 소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LP가스통이 실린 출장스팀세차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 이후 사업주나 서비스 이용자들은 눈총을 받는 실정에 처했다.

23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당시 출장스팀세차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이 삽시간에 번져 주차된 차량 600여대가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가스가 누출된 상황에 운전자가 담뱃불을 붙이려다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주지역 일부 아파트에는 LP가스통이 실린 출장세차 차량에 대한 화재 위험의 우려로 세차 자제령까지 내리는 등 심각한 분위기다.

출장스팀세차는 사업주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해 각광을 받아 왔다.

높은 폐업률을 기록하는 외식업에 비해 출장세차의 경우 경기 영향에 민감하지 않고 무점포 창업도 가능해 저신용자나 청년 등으로부터 관심이 많다.

직접 찾아가는 일반 세차장과 달리 출장스팀세차는 고객이 차키만 맡기면 세차가 가능해 편리성과 시간 절약이 장점으로 여겨진다.

출장세차 방법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 도장면에 찌든 때를 불려 스팀으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세차 시간은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가량 걸리는데 세차 비용은 월 4회(주 1회) 회원제 기준 소형·중형차 6만원, 대형·수입차·소형 SUV 7만원, 대형 SUV 9만원 선이다.

바쁜 직장인은 야간시간대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출장스팀세차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 스팀 방식이 소독 효과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코로나19로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출장스팀세차에 대한 편리성 등으로 이용자들은 화재 우려에 대해 큰 경각심을 못 느끼고 있었다.

운전자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전화로 출장세차를 부르면 언제 어디서나 깨끗하게 세차가 가능해 편리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출장세차 이용자제 안내문을 써붙이기도 했다.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 B씨는 “최근 지하주차장에서 출장 세차차량의 가스폭발로 인한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입주자들이 화재 위험을 우려하며 사고 예방에 나서달라고 요구해 안내문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출장스팀세차 업체 사장 C씨는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오히려 지금은 손님들도 차키를 맡기는 것을 꺼려해 이용이 줄면서 매출에 타격이 있는데 어디서 세차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15년 전부터 출장스팀세차가 본격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동안 출장 세차와 관련해서는 화재 위험뿐 아니라 오수 처리나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지자체도 일반 세차장 등록 관리는 하고 있으나 출장스팀세차와 관련해서는 업체가 몇 곳인지 현황 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손세차장이나 셀프세차장 업주들은 “일반 세차장에 대해서는 수질오염 배출 단속 등 엄격한 관리기준을 적용하는 것과 대비된다”며 “향후 출장스팀세차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세차 차량 폭발 사고에 관한 재발 방지 제도 마련과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출장스팀세차란?

일반세차와 달리 정해진 장소제약을 받지 않고 고온 고압으로 살균소독과 스팀을 활용한 차량 내외부를 세차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