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집 마당을 다시 정비하고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드너 유튜브를 통해 정원 만들기를 벤치마킹하면서 잔디를 다시 깔고 조경석을 놓아 군데군데 화단을 조성하고 철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와 꽃나무를 심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각양각색의 꽃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물론 깔끔하고 보기좋은 정원을 유지하려면 풀과의 전쟁은 필수이고 가물 때는 가끔 물도 줘야 하고 장마철엔 배수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등 정원 관리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야외 활동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택 정원이나 아파트 베란다 정원을 조성하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덩달아 야생화나 화훼류를 판매하는 꽃집도 늘어나고 매출 또한 증가 추세다. 꽃씨나 꽃묘, 꽃나무 등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호황을 누리고 가드닝 유튜브 채널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자치단체에서도 정원문화 조성에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 대구시 울산시 고양시 구리시 등 자치단체들도 매년 대대적인 정원박람회를 열고 있다. 전주시는 내친김에 전주 도도동 항공대 일대 34만㎡ 부지에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정원 식물 생산과 휴양·관광구역, 정원박람회 개최 장소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사실 전주시의 정원문화 프로젝트는 송하진 전 시장 때에도 추진됐었다. 전주 덕진공원과 건지산 가련산 전주동물원 부지 등 357만㎡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통정원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고 용역까지 추진했다. 하지만 공원지구 내 사유지 매입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시장이 바뀌면서 정원 조성 계획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전라북도는 5년 전부터 주민 힐링공간 제공과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정원 조성에 나섰다. 2017년 부안 수생정원을 시작으로 2018년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 2020년 남원 함파우 지방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정원이 하나의 문화와 산업 트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은 순천만 국가정원이 뜨면서부터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가정원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부터 전국에서 관람객이 몰려들어 국내 최고의 생태문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주시가 시민 휴식·힐링 공간 마련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 만큼 전주만의 특색있는 도시 정원과 산업화 공간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