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천주교 전주교구장이 말하는 순교자 유해 발견 뒷이야기

“순교자 유해 발견 때 가슴 벅차오르고 전율 올라와”
순교자 유해 발견은 천주교 역사 · 한국 역사에 큰 업적
발견 당시 온 몸에 소름 ·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 교차

김선태 사도 요한 주교 천주교 전주교구 교구장

"가슴이 벅차 오르고 전율이 올랐습니다. 당시의 마음을 말로 이루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서 한국 천주교 역사의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가 발견됐을 당시 김선태 천주교 전주교구장(주교)가 느꼈던 감정이다.

김선태 주교는 초남이성지 성역화 작업을 하던 중에 세 명의 복자 유해가 발견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주교는 “초남이성지는 현재 치명자산 성지에 모셔져 있는 유항검 순교자의 친척이 묻혀 있던 곳이었다”면서 “이곳은 천주교 역사에 남겨야 할 곳이라고 판단해 성역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성지에 있던 봉분 10기를 개장했는데, 이 곳에서 한국 최초의 순교자의 유해와 유물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감격해 했다.

그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발견은 한국 천주교 역사 뿐 아니라 한국 역사에도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교회 입장에서는 이분들이 한국 순교의 첫 번째 역사이기 때문에 순교 역사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의 역사로 평가할 때는 묘지의 모습과 출토된 유물을 통해 당시 생활 모습을 알 수 있고, 유해를 통해 당시 처형의 역사 또한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한국 순교 역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세 복자의 유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 주교는 “옛날의 아름다웠던 천주교 공동체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 복자의 유해를 초남이성지에 모시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라며 “초남이성지를 찾는 천주교 신자들은 순교자로부터 힘을 받아 삶을 쇄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비신앙인들은 한국의 역사를 깨닫는 역사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