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국면이 진행되면서 현행 ‘규제 중심’의 방역 체계를 ‘국민 참여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독감처럼 일상생활을 하면서 방역관리를 하는 ‘위드 코로나’ 체제를 검토할 때라는 얘기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본격 논의되면서 전제 조건으로 철저하고 세심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회장 송하진)가 지난 주 국회에서 개최한 ‘K방역 2.0준비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행 방역 체계가 4차 대유행 국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들고, 새로운 체계인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도지사들도 이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제는 국민 모두가 거리두기에 지쳐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계층이 자영업자들이다. 거리두기 단계 수시 변경에 따라 영업 시간이 밤 9시로 당겨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영업을 포기한 상태에 이르렀다. 오는 8일 전국 9개 지역에서 1인 차량시위로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지속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현장에서 방역과 진료에 힘쓰는 의료인력의 고충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검사와 환자관리로 지칠대로 지쳐있다. 게다가 델타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근무강도는 더 심해졌다.
자영업자와 의료인력 등 특정계층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방역체계를 언제까지 강요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에 방역당국도 예방접종 완료율이 70%를 넘길 경우 방역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방역체계의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검토되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 영국이나 싱가폴 등의 방역관리다. 이들 국가는 접종률이 높아지자 마스크를 너무 쉽게 벗어 던지면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했다. 결국 개인 방역의 철저한 준수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34%대에 머물고 있는 백신 접종률을 70∼ 80% 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의 안정적 확보가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