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익 군산대 입학처장 “전국 최초 공유전공으로 대학 경쟁력 키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 추진

전국 대학들의 정원 미달 사태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신입생 충원을 위해 그야말로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있는 것이 오늘날 지방대학의 현실이다.

이제 대학도 변해야 산다. ‘과잉대학’ 구조조정 현실 앞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미리 찾아야 한다.

대학이 학생을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대학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진로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이런 가운데 군산대가 전국 최초로 ‘공유전공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학사 제도는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와 선택을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김동익 군산대 입학처장을 만나 시대적·교육적 변화에 요구되는 미래지향적 인재 육성에 대한 방안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동익 군산대 입학처장

 

시대가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학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오늘날 경제 구조가 추격형에서 창조형으로 바뀌면서 대학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대학이 인력을 양성해 산업계에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처럼 표준화된 인력을 찍어내는 수준을 넘어 맞춤형과 창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대학 시스템이 현재 적합한지도 정확히 진단해볼 시점입니다. 사회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또 다른 차원의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지역산업체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고용창출과 지역발전 그리고 취업역량 강화 등 다방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미래를 이끌 혁신적인 인재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설계한 교육과정, 학과를 통해 일괄적으로 가르치고 졸업시키는 것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새로운 교육과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혁신 주체로서 위상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대학이 앞장서야 합니다.”

 

인재 양성을 위한 군산대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습니까.

“미래사회는 현재의 전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신산업에 대응하는 융합지식과 4C(비판적 사고력·창의력·협업·소통)능력이 배양된 문제해결형 인재양성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학 내 교육과정의 전반적인 혁신 지원이 필요합니다. 실제 켐퍼스가 없는 ‘미네르바 대학’의 경우 물리적인 강의실이 없고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올린 공과대학’은 고정된 학과나 고정된 교과과정이 없으며, 학문간 경계 없는 융합교육을 진행, 대학교육의 혁신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군산대의 경우 교육부의 ‘대학학사제도 개선안’ 발표와 함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교육혁신의 일환으로 전국최초 ‘공유전공’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공유전공은 사회 수요를 반영해 탄력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제도입니다. 미래형 자동차나 빅데이터, 드론 전문 인력 등 기존 학과 교육 과정 만으로는 양성이 어려웠던 분야의 인력을 수용자의 의견을 반영, 최적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기존 학사조직과는 무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유전공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공유전공은 군산대 LINC+사업단이 인재 양성을 위해 세운 대표적인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사업단 출발 당시 산업 수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력양성 체계를 만들겠다고 제시한 공유전공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군산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난 2017년 학칙을 개정해 공유전공을 도입했고, 현재 9개 공유전공을 개설해 운영 중입니다. 한마디로 인력수요가 있는 기관 및 산업체와 군산대가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며 취업까지 연계하는 학사제도입니다. 특히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대안 경로를 주자는 뜻도 담겨져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 등이 진행한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4168명 중 39.9%가 다른 전공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전공을 바꾸고 싶어 한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잘못된 전공 선택으로 취업과 진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시대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공유전공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유전공은 2개 이상의 학과(부)가 참여하여 전과 없이 자유롭게 이수, 공유전공으로 졸업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군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업체의 경우,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데 대학마다 새로운 학과 신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유전공으로 대응이 가능합니다. 현재 군산대의 공유전공은 △빅데이터수리전산공학 △글로벌 인공지능 △디지털 포렌식 △공공세무 △지적 △연금관리 △스마트양식공학 △E-모빌리티 △글로벌재경 등이 있습니다. 군산대는 사회 수요는 있으나 기존 학과로는 인력양성이 어려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공유전공을 확대·운영할 방침이며, 전국적으로 (공유전공을) 선도할 방침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지역 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그 동안 군산 산업을 이끌 던 조선이나 자동차 분야가 외부요인으로 붕괴되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이런 분야가 자생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외부의 대기업이 군산에 이전하면서 형성된 것이고, 이런 생태계는 언제든지 환경 변화에 따라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군산과 새만금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첨단소재, 고부가치식품, 자동차 및 기계부품, 핵융합 등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리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 양성과 끊임없는 연구 개발이 병행돼야 하고 그 역할을 군산대학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산대는 공유전공을 통해 맞춤형 지역 인재를 배출, 지역 선순환의 촉매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유전공은 대학이 가지고 있는 ‘학생 수 감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유전공이 미래사회에 부응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할 수 없지만 새로운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에서 융합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좋은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새로운 교육방법이 취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수도권 집중화를 개선시키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군산대학이 최근 일반재정지원대학에 미선정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국가가 인증하는 2018 대학기본역량진단 자율개선대학, 2주기 대학기관인증평가 인증, 국립대학 양성평등 추진실적 평가 ’우수대학, 교육부 주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등에서 우수 평가 및 인증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육성사업, LINC, LINC+ 사업,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사업 등 국가가 운영하는 주요 사업에 선정되어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꾸준히 받는 등 기존에 가진 강점이 아주 많은 대학입니다. 이번의 위기를 군산대가 더욱 탄탄한 반석 위에 설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 모두가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탄탄한 국가중심대학으로 성장해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