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 GS25 경영주들, 극단적 선택 예방 앞장선다

전주지역 GS25 167곳 생명안심편의점 캠페인 동참
알바생에 번개탄 등 구입 시 구입목적 질의 교육도

8일 전주시 덕진구 GS25 호반지점에서 '생명안심편의점' 캠페인에 동참한 박종석 경영주와 전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GS25 본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편의점도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GS25 호반지점. 편의점 문을 열기 전 창문을 통해 ‘생명안심편의점’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는 ‘도움을 요청하세요’라는 문구도 적혀있었다. 편의점 내부 취식이 가능한 공간 곳곳에는 각티슈가 놓여있다. 각티슈에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도움을 요청하세요’라는 문구가 보였다.

GS25 호반지점 경영주인 박종석(51) 씨는 전주시와 전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최하고 자살예방주간(9월 6~10일)에 펼쳐지는 생명안심편의점 캠페인에 적극 참여했다. 편의점이 자살률 하락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박 씨는 센터가 주관하는 자살예방교육도 이수하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극단적 선택이 의심되는 손님을 자세히 살피고 적극 대응하라고도 교육하고 있다. 박 씨의 이런 적극적인 행동은 지난 4월 GS25 서곡 미라클점 아르바이트생의 순간적인 판단을 접하고 귀감이 됐다고 한다.

지난 4월 18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효자동의 GS25 서곡미라클점에 20대 여성이 번개탄을 찾았다. 야간근무를 하고 있던 8개월차 아르바이트생 장은지 씨는 “번개탄은 팔지 않는다”며 여성을 돌려보냈다. 10여 분 후 여성이 다시 찾아와 소주와 청테이프를 사 갔다. 경찰에 곧장 신고했지만 여성을 찾아야 했다. 장 씨는 카드사에 연락해 “여성이 물건을 산 편의점에서 계산이 잘못됐으니 점포에 전화하라”고 전해줄 것을 요청해 경찰이 위치추적에 성공했다. 약 한 시간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여성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 씨는 “서곡 미라클점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자살률이라는 것에는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이 ‘우리도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구나’라고 바뀐 전환점이 됐다”면서 “해당 사건 이후에는 소주와 번개탄, 부탄가스 등을 구입하는 손님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고 설명했다.

GS25 본사도 이번 캠페인에 적극적이다. 전주지역 내 167곳의 지점이 ‘생명안심편의점’캠페인에 동참했다.

홍병표 GS25 호남본부 대리는 “지난 4월 서곡 미라클점을 기점으로 편의점이 24시간 운영되면서 사회의 안전망 구축에 앞장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GS25가 시민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고 대처하는 곳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전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POS기(편의점 계산기) 앞에 ‘자살위기자 대처 방법’을 안내하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종사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