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일부는 컬러) 속에는 허름한 초가집 마루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진사를 ’뭐예요?’ 궁금한 표정, 혹은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2~3살 아이가 앉아 있고, 안방의 어머니(혹은 할머니)는 아이가 행여 넘어질세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쪽으로 손을 뻗고 있다. 주제는 금쪽 같은 내 새끼다.
그 옆에서는 낙랑18세 어여쁜 여성이 관람객을 바라보고, 의자에 앉은 청년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역시 낙랑18세 소녀가 아름답다. 의자에 앉아 여동생과 달리 표정이 밝지 않은 소년은 아마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일까,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960년대 쯤일까, 전통혼례를 올린 신랑신부 기념사진이 아름답다. 모처럼 부부가 전라남도 진도에 여행을 간 모양이다. 진돗개 동상이 세워진 진도대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하다.
완주군(군수 박성일)이 어르신들의 흐릿해진 옛 사진을 선명하게 복원, 9일과 10일 양일간 군청 로비에서 전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어르신 추억 사진관 전시에는 노인맞춤돌봄사업 수행기관인 완주지역자활센터를 비롯해 용진, 예은, 구이, 완주노인복지센터 등 5개 시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어르신들의 잊지 못할 추억이 담겨 있지만, 수십년 세월 속에서 흐릿해진 옛날 사진을 복원해 전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어르신들의 고독감을 줄여주고, 정서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젊은이들이에게는 신선함을, 중년들에게는 부모님의 따뜻함을, 동년배들에게는 추억을 젖게 하며 군청 로비를 오가는 민원인과 공무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김복순씨(58)는 “이 소년은 농촌에서 사는데, 아마 전주 시내에 처음 갔는지 엄청 긴장한 듯 차려자세로 찍었어요. 옛날 자라면서 보고 겪었던 것들이 많아 재미도 있고, 너무 좋은 전시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추억이 깃든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복원해 전달할 수 있게 돼 뜻깊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지만 어르신들이 사진을 보면서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