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해야 할 대선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 = 정윤성 기자

찬바람 타고 선거 계절이 다가왔다.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갖는 권한 때문에 대선에서 서로가 권력을 잡으려고 전력투구한다. 전북은 그간 만들어진 정치 지형으로 문재인 정권에서도 크게 덕 본 게 없다.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해서 지역개발이 척척 이뤄진 게 아니었다. 각종 지표상 나쁜쪽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게 많다. 부끄럽고 자존심 상할 노릇이지만 소득 최하위라는 낙후의 꼬리표가 아직도 붙어 다닌다.

전북은 민주당 쪽에서 보면 별다르게 신경 안써도 항상 몰표가 나오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잡은 물고기한테는 먹이를 안준다는 말이 있듯 호남이란 굴레 속에 가둬 놓고 길들여 별다르게 지원해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이 서진정책의 하나로 자당 국회의원들을 전북 쪽 지역과 결연시켜 국가예산 확보에 도움 준다고 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지지세 확보를 위해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 같은 전략을 펴지만 재선의 전북출신 정운천 의원 이외는 아직껏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 때마다 전북에서 민주당 쪽으로 싹쓸이 선거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 힘 쪽에서는 관심 밖으로 찬밥신세가 됐던 것.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전북은 그야말로 속빈강정이 돼 간다. 우군으로 여겼던 민주당 쪽도 장및빛 지원 약속만 그럴싸하게 했지 속 시원하게 도움준 게 별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새만금사업 가운데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건설만 제대로 진척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말뿐이다. 전북이 국가예산 8조 시대를 열었다고 자랑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역개발사업이 이뤄진 것에 비하면 족탈불급이다. 도민들이 눈길을 밖으로 돌려 비교해 보면 얼마나 전북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제 와서 문재인 정부를 원망할 시간도 없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우선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관심을 가져 누가 전북발전을 위할 사람인가를 가려내야 한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멍청스럽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좋은 세월 다놓친다. 지금은 충청권 사람들이 그간 여야를 싸움시켜 경쟁토록 해서 지역이익을 도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략투표를 해야 한다. 수도권 팽창으로 가장 혜택 본 지역이 대전 충남 충북 세종이다. 이들 지역은 광역권 통합을 모색하면서 바이오산업을 특화시켜 가고 있다.

전북도 전주·완주만 통합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메트로 시티건설을 모색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단체장이나 해먹으려고 뒷전에서 주민들을 꼬드기는 사람은 팽(烹)시켜야 한다. 마치 자신만이 지역발전을 가져올 적임자라고 부화뇌동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입신 영달을 위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영향력이 있는 척 전북을 팔아 먹는 사람들이 문제다. 어떻게 하는 게 지역과 나라발전에 도움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