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 “제 소장품에는 유휴열 화백과 제 역사가 스며들어 있습니다.”(관련기사 13일 13면)
지난 8월부터 한 달간 유휴열 미술관에서 열리는 ‘따뜻한 정웅기 소장품展’의 주인공 정웅기 ㈜ 하이엘 대표이사의 말이다.
정 대표는 유휴열 화백과 오랜 친구 사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졌고, 줄곧 유 화백의 전시회를 도왔다. 뉴욕에서 연 개인전에 오픈 세리머니와 연회를 책임져주고, 사흘 만에 귀국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 때문에 화가 고흐와 그를 평생 도와준 동생 테오와 비유되곤 한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내 팔자려니 한다”고 했다.
순수하게 예술가 친구를 위한 도움은 지역 예술인으로 확대됐다. 유 화백을 통해 대부분 예술인들이 돈을 버는 데 서투르다는 사실을 알아서다. 정 대표는 친구를 통해 구원요청이 들어 온 화가들의 작품을 샀다. 그는 “당시 ‘유 화백이 오죽했으면 나한테 부탁을 할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림들을 덥석 사들이진 않았다. 정 대표의 그림 보는 안목도 상당했다. 그는 “계속 그림을 보니 ‘서당개 3년의 풍월’을 읊게 됐다”고 했다.
유 화백이 1차로 검증하고, 절박한 사연이 뒤따라야 샀다. 그렇게 모인 그림이 어느새 100여점이다. 결국 이들의 노력은 ‘정웅기 소장품전’으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화가만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다”며 “나도 내 일생을 그림 한 폭으로 정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전북 예술인들의 작품을 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일본 훗카이도의 한 재력가가 프랑스 유명화가의 작품을 몽땅 사들여 전시한 적이 있다”며“그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일본으로 가야 했고, 코로나 19이전 1주일에 1000여명정도 지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정 대표는 “전북도 마찬가지”라며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을 사주면서 우리가 키워야 이들이 성장하고 유명해진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