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본선 티켓을 가를 분수령이 될 ‘호남대첩’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후보가 결선투표로 이번 승부를 끌고 갈지 이재명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사실상 호남 순회경선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경선 후보에서 사퇴함에 따라 호남 경선은 양자대결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 때문에 두 유력 후보 중 누가 전북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느냐가 승리의 열쇠로 떠올랐다.
두 진영은 추석 전후 호남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현장 행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정 전 총리가 확보했던 고정 표가 누구에게 흘러갈지도 관심사다.
합산 득표율 51.41%을 얻은 이재명 캠프 측은 ‘턱걸이 과반’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보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31.08%의 득표율로 일단 추격의 불씨를 마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인단이 20만 명에 이르는 호남 경선에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호남선거인단은 전북이 권리당원 7만5367명, 대의원 722명이며, 광주전남이 권리당원 12만6165명, 대의원 1010명을 확보한 상황이다.
72만명에 이르는 전체 민주당 대의원·권리당원 중 호남 지역 권리당원은 20만명에 달한다. 만약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서의 승리를 기반으로 제2차 슈퍼위크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을 50% 이하로 낮출 경우엔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이낙연 후보는 일찌감치 텃밭인 호남지역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재명 후보 측은 대세론을 통한 밴드왜건 효과(선두 쏠림 현상)를 기대하고 있다. 1차 슈퍼위크에서 나타난 추미애 후보의 선전은 오히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호남 경선이 2주에 가까운 휴식기를 가진 후 열린다는 점에서도 판세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게 양 캠프 측의 관점이다.
이 지사가 과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위와의 격차는 1차 슈퍼위크를 거치며 다소 줄면서 호남 경선에 시선이 더욱 쏠리고 있다. 1~2위 후보의 격차는 4일 대전·충남 경선 당시 27.4%포인트에서 누적 집계로 20.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편 정세균 전 총리를 지지하던 전북 국회의원들은 표면 상 중립을 표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조직의 표심에는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사퇴가 누구에게 호재가 될 지도 미지수다. 이낙연 후보는 전북과의 인연이 깊은 편으로 그가 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일부 전북 국회의원들에게 주요 당직을 맡긴 바 있다. 또 총리시절부터 전북을 자주 찾았고, 총리 직전에는 전남지사를 지냈다. 이재명 후보 역시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와 캠프인사들을 끌어안는데 적극 나선 모습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까지의 경선 표심을 보면 이번 호남 순회경선은 조직선거보다 물밑 민심과 당심을 누가 사로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