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철 전북대병원 21대 병원장이 지난 7월 30일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유 원장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취임식을 비롯한 공식행사를 생략하고 병원라운딩과 운영위원 및 중간간부 워크숍, 유관기관 방문 등 현장경영에 매진해왔다. 유 원장은 사람중심의 경영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임기 중 ‘도민과 동행한 따듯한 의료 100년’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갈 알찬 의료 미래 100년’을 향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혁신해 글로컬 전북대병원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북일보는 유 병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전북대병원 제21대 병원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공식적인 행사를 갖지 못하고 영상과 지면으로만 인사를 전하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런 마음을 가지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자리를 빌려 축하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병원장직을 수행함에 있어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는 신념이 있고, 역대 병원장님들의 훌륭하신 업적과 지역 및 중앙의 리더, 그리고 정관계부처의 관계자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반자이자 든든한 원군인 병원가족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간 소신껏 일해 전라북도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지역 책임병원의 역할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의 한축을 담당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취임 직후 새 집행부를 구성하셨는데 이번 인사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21대 집행부를 맡으신 분들은 진료와 연구, 교육에 매진하면서 병원발전을 위해 헌신해오셨으며, 앞으로도 자신을 희생해 병원발전을 이끄실 분들입니다. 이번 집행부 구성은 병원의 질적 성장과 지속성장을 도모하면서 구성원의 화합을 이끌 수 있도록 전문성과 경륜, 참신성 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병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충분한 경륜과 보직경험으로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을 배치했고 동시에 병원의 미래지향적인 지속성장에도 초점을 맞춰 보직경험보다는 패기와 열정이 강점인 젊은 보직자를 발탁하며 안정과 패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새 집행부와 긴밀히 협력해 양질의 진료와 미래 의료를 준비하는 신뢰받는 병원, 최고의 병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고, 향후 신종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은 있으신가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도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 직원들이 사투에 가까운 노력을 펼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원객 출입통제를 시작으로 선별진료소 설치,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운영, 국민안심병원 지정, 중증코로나치료 중환자실운영 등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해온 덕에 외래 환자 발생사례는 더러 있었어도 원내에서의 추가 감염 환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적 감염병 재난에 안전하게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염병대응센터’를 유치해 코로나를 넘어 국가적 감염병 재난에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올 연말 신축 예정인 감염병대응센터는 감염병 환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응급센터 옆 부지에 지하1층에서 지상 5층까지 총 25실 51병상 규모로 지어집니다. 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감염병 환자에 대한 검사부터 치료까지 독립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최대 현안인 군산전북대병원에 대해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은 지역민의 건강수호와 우리 병원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안타깝게도 환경문제 등으로 답보상태에 놓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부지매입을 완료하고 건립을 위한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승인시점에 책정된 사업비로는 10년간의 물가상승과 법적기준 강화 등 변화된 상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정부에 사업비 증액을 요청했으며 현재 심의 중에 있습니다. 병원 내부적으로도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겠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전북도, 군산시, 정치권 등 관계기관은 물론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특히 군산분원이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든 전문과를 개설하는 종합병원 형식보다는 특정한 질환 및 치료 방법을 집약한 전문센터로 특화시켜 운영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초고령 지역에 맞게 심뇌혈관센터, 노인전문 소화기질환센터 및 새만금개발지역의 배후병원 역할에 필요한 국제진료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물론 응급의료와 감염병 대응 진료 등 공공의료 책임병원으로의 역할은 필수적으로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전문센터를 통해 체계적 질병관리와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특화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조할 각과들이 운영되는 방식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최근 수술실 폐쇄회로(CCTV) 의무화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전북대병원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우리 병원에서는 수술실 22곳을 포함해 주변까지 모두 33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녹화기능은 활용하지 않고 모니터링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녹화기능은 향후 법령이 확정되거나 지침이 내려올 경우 전환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다만 운영과 관련해서는 의료진과 환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양자의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충족하는 방안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전북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우리 병원이 개원 112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세기가 넘도록 지역 보건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의학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병원에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준 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도민의 귀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전주 출신인 유 병원장은 전주신흥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전북대 학생처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지역암센터 소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이식학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간암환자에서 로봇을 이용한 대량 간절제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는 등 간담췌 및 이식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각 분야의 최고 베스트 닥터를 소개하는 ‘EBS 1 명의’편에 소개된 바 있다.
유 병원장은 ‘구성원이 자긍심을 가지는 행복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병원은 다양한 직군으로 이루어진 협력체이기 때문에 어떤 직장보다 화합과 조화가 중요한 곳”이라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다수의 소리를 하나의 완벽한 선율로 만들어내듯이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협력해 최고의 진료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모니를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불협화음을 조율하여 화합으로 조화를 이뤄나가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