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8기 2학기 2강]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명작의 조건과 장인정신’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2학기 2강의가 열린 지난 16일 전북일보사 공자아카데미 화하관에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명작의 조건과 장인정신'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명작은 장인이 있어서 가능합니다. 명작을 탄생시킨 장인의 비결은 먼저 기초가 탄탄해야 합니다. 그리고 훌륭한 스승이 있어야 합니다”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2학기 2강이 지난 16일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렸다.

이날 평론가이자 대학교수를 역임한 유홍준(73) 전 문화재청장이 ‘명작의 조건과 장인정신’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유 전 청장은 전주가 경기전, 한옥마을, 판소리 등 문화유산의 보고로 손색이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문화유산 답사를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는데 전주는 역사적인 뿌리가 깊은 곳이자 먹거리가 훌륭한 곳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 전 청장은 “전주가 역사문화적으로 각광 받는 도시이기에 관광자원을 코스요리처럼 관광객에게 안내하면 어떨까 한다”며 “한옥마을 등 전주의 여러 곳을 돌아보고 편하게 잘 수만 있다면 어느 관광지 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유 교수는 충남 부여를 소개했다. 부여는 롯데리조트와 아울렛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이 모여 찾는 관광지가 됐다는 것.

따라서 그는 관광의 핵심은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라고 강조하며 관광산업이 그 지역의 재원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면서 중세시대 작품인 ‘최후의 만찬’을 선보였다.

‘최후의 만찬’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르네상스의 고전적인 양식을 최초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는 “‘최후의 만찬’을 보면 명작이란 원근감과 입체감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최후의 만찬과 같은 명작이 탄생한 배경은 장인들이 경쟁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명작이 나왔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장인 정신을 잘 표현한 나라로 일본을 거론했다.

그는 “일본은 1000년이 넘는 가업이 존재할 정도로 대를 이어 유래 깊은 가문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3대째 내려와도 대단한 맛집이라고 하니 일본에 가면 명함도 못 내민다”고 아쉬워했다.

유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명작은 디테일이 아름다워야 한다”며 “디테일이 아름답지 않으면 명작이 될 수 없어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디테일에 관해서 유 교수는 또 다른 명작으로 국보 제29호 성덕대왕 신종을 소개했다.

성덕대왕 신종은 통일신라 예술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만들어진 종으로 화려한 문양과 조각법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양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종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언급한 그의 말에 따르면 종 표면에는 부처님의 목소리를 만들려고 종을 만들었다는 소개 문장과 장인의 이름을 새겨 넣은 점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성덕대왕 신종은 소리의 울림을 아름답게 하고 우리나라 동종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종 입구가 꽃모양으로 특별한 형태를 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특징이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성덕대왕 신종처럼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정체성을 앞으로도 국민 모두가 보존하고 간직해야 할 문화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 교수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지금도 강의를 위해 여러 곳을 다니는데 힘들다고 생각하면 못 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전도사라고 생각하면서 꾸준히 강단에 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