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강가에 서서

송하진

강가에 서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저 들판을 지나온

바람과 함께

강물을 바라본다

이렇게 서있는 내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흐름을 지켜보는 일

흐름에 실려가는 일

그렇게 흘러가는 일

 

강가에 서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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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흘러서 어디로 갈까. “이렇게 서 있는 내내” 화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혼자서가 아니라 “바람과 함께” 바라보는 강물은 감춰진 무언가를 강물에 쏟아 내는 듯 물결의 소리가 들린다. 물결은 내 주변 사람의 몸짓이다. “흐름에 실려 가는” 화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걸까. 거슬려 오르는 흐름은 물소리가 크다. 저항하는 거품이 흐름을 멈추게 할까? 그냥 흘러가는 일이, 그렇게 바다로 흐르는 일이 강의 삶이다.

“들판을 지나온” 바람이 그렇게 말해주리라.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