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시문학상 수상소감] 안도현 시인

안도현 시인

/시인이 바라보던 언덕은 어디일까/난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석정시문학상(직소폭포)을 수상한 안도현 시인은 석정시인이 살아왔던 삶과 그의 유품이 지닌 소중함을 시작으로 수상소감을 덤덤하게 읽어 내려갔다.

수상작인 직소폭포는 안도현 시인이 절필한지 8년만에 낸 시다.

안도현 시인은 “부안 변산에 가면 이렇게 시작하는 신석정 시인의 ‘작은짐승’이 생각나는데 여기에서 난이는 시인의 둘째 딸로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언덕이 변산 어디쯤일까 늘 궁금했다”며 “해창이나 모항, 아니면 변산해수욕장 부근일까? 아니면 내소사 뒷산을 손을 잡고 올랐던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신석정 시인은 일찍부터 목가시인으로 알려져 왔는데 그를 목가시인으로 규정하는 일은 그를 매우 협소한 틀안에 가두는 일이된다”며 “일제강점기때 창씨개명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본어로 시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원고청탁서를 찢어 던지고는 절필했던 일, 해방 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문학자대회에서 격정적인 목소리로 꽃덤풀을 낭송했던 일 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스무 살 이후 40년 동안 전북에 살면서 신석정 시인을 흠모하며 따랐던 분들에게서 문학을 배웠고, 그 문학이 저의 뼈대를 만들어주었다”면서 “신석정 시인의 이름으로 상을 주신다니 두 손으로 받겠다. 큰 시인이 앉아 계시던 언덕과 시인의 눈에 들어간 그 바다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