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가요인 백제가요 정읍사의 문향을 기리고 참신한 문학인 발굴을 위한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 박천순(서울 강동구·54)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무에>
이번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는 전국의 문인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세 달 동안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 수필 부문에 총 1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가 고심 끝에 작품 2편을 선정했다.
박천순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가 대상을 수상했다. 오석영(서울 강북구·83) 씨의 수필 <소풍길> 이 우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소풍길> 나무에>
“하늘은 무한히 높고 가볍고 다채롭다/숲이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중략) 여름은 맘껏 부풀기에 좋은 때/나무가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해가 뜨거운 숨을 토한다”(대상 수상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일부) 나무에>
박천순 씨의 작품에 심사위원들은 “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는 작품이 아쉬운 점은 있지만, ‘숲이 둥근 곳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 ‘나무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 등 자연을 예리하고, 관찰하고, 표현한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무에>
“인간은 죽음 앞에 서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고 했던가. 지금 생각하면 죽는 일은 현실과 벽을 쌓고 가는 것일 뿐, 별것 아닌 것 같고. 그동안 허무한 삶에서 정직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만 밀려온다.”(우수상 수상작 <소풍길> 일부) 소풍길>
우수상 수상작에 심사위원들은 “진한 감동은 없으나 죽음에 가까워지는 나이를 생각하며 잔잔하게 삶의 연륜을 전달하고 있다. 수필을 쓸 때 명확한 주제 의식과 참신한 제재를 요구하지만, 묘사와 표현력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는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문학적 작품으로 녹이고자 하는 열망과 바람이 큰 것으로 안다. 이번 작품들이 거기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정읍의 유명한 곳을 나열하거나, 정제하지 않은 다양한 지식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김철모 정읍문학회장은 “경향 각지에서 보다 많은 분이 양질의 작품을 다양하게 응모해서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더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읍문학회는 2001년에 결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문학기행과 문화탐방, 시와 함께하는 버스킹 등을 통해 문학인뿐만 아니라 시민과 호흡하는 문학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년 ‘정읍문학’이라는 문집을 엮어내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