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용담댐 준공 20년 발자취 “용담댐, 새로이 기억해요”

금강 상류 진안지역 안에 건설된 용담댐. 용담댐이 13일부로 준공 20년, 사람으로 치면 ‘약관의 나이’를 맞았다.

준공 20년을 맞아 용담댐 건설로 여러 가지 애환을 물에 묻은 용담수몰민들을 위해 진안군청 등 관공서와 지역주민들은 나름의 행사를 준비해 댐 준공을 기리기로 했다.

용담댐은 건설되면서 진안지역은 갖가지 애환이 생산됐다. 우선, 용담댐은 수몰민들의 삶터를 통째로 물에 묻어 실향 이주민을 만들어 냈다. 물에 잠긴 곳은 6개 읍·면. 당시 인구의 4분의 1가량인 1만 2616명이 ‘산 자의 터(집)’와 ‘죽은 자의 터(조상묘터)’를 담수 속에 묻어야만 했다.

그 다음, 용담댐 건설로 진안은 4분의 1의 인구가 실향했다. 6개 읍·면에서 68개 마을이 수몰되고 2864세대, 1만 2616명이 추억과 애환을 묻고 정든 고향을 떠났다. 전국 각지로 흩어진 수몰민들은 타향 정착에 실패해 50% 이상이 생계곤란을 겪었다.

또, 인구부족에 직면해 지역소멸 위기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수몰민이 관외로 떠나갔기 때문이다. 수몰이 되지 않았다면 진안지역이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이다.

수몰이 되면서 용담호 인근 곳곳에는 망향의 동산이 생겨났다. 언제든지 와서 ‘내가 살던 물에 잠긴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용담댐 건설 20주년을 맞아 수몰지역에 삶터를 고스란히 내주며 애환을 묻고 떠난 수몰민들을 위해 관공서와 민간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를 이미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용담댐지사에서는 거창한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진안군 및 국립전주박물관과 공동 기획으로 지난 8월 31일부터 박물관 별관인 어린이박물관에서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용담댐 수몰 20주년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몰지역의 사라져가는 기억들이 다양하게 소환(?)되고 있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용담댐은 추억에서 역사가 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전은 수몰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를 새로이 기억하고 내일에 전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한다.

김종래 용담댐지사장은 “용담댐 건설 과정 등 발자취를 돌아보고 완공 후 현재까지 모습을 살펴 본 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용담댐 완공 20주년 특별전을 기획한 것”이라고 전한다.

14일 진안지역 주민들은 용담댐수질보전협의회(회장 김정길)가 주축이 돼 ‘용담댐 20주년을 기념하는 결의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결의문에서 김정길 회장 등 주민들은 “정부(금강유역환경청)가 운용하는 금강수계 관리기금을 지원하고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댐 주변지역 지원 사업비를 지원하고는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력히 주장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댐에서 생활·공업·농업 용수를 공급받는 8개 시·군과 용담댐 수변구역 주민지원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라”라는 등의 7가지 결의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용담댐은 용담면 월계리(좌안)와 안천면 삼락리(우안)를 잇는 콘크리트 차수벽형 석괴댐으로 건설됐다. 1990년 건설에 들어가 2001년 10월 13일 준공됐다.

높이 70m, 길이 498m인 용담댐은 31.4km²의 저수면적에 최대 8억 1500만 톤의 담수 능력을 자랑한다. 투입된 공사비는 모두 1조 5889억 원이다.

용담댐은 다목적으로 건설돼 현재 전북과 충남 지역 130만 시민에게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호남평야에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용담호는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완주 서천 금산 등 다수 지자체 주민들의 젖줄 노릇을 하고 있다.

용담댐은 익산·김제·군산·정읍·전주 지역의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군산·장항 산업단지에 생활, 공업,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여수로(餘水路) 5개를 댐 왼쪽에 설치하여, 상습 침수지역인 금강 중류·하류 지역의 홍수를 대비할 수 있다.

주요시설로는 21.9km의 도수터널과 도수터널 끝인 완주군 고산면에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가 있다. 용담호는 저수량 기준으로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 안동호에 이어 대한민국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