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로잡은 K패션, 그 원류는 백제”

16일 익산 미륵사지에서 한복문화주간 일환 전문가 렉처콘서트 개최
‘백제문화에서 찾는 K패션의 원형과 가치’ 학술적 연구 결과 공유

“현재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패션은 백제시대 전통복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익산 미륵사지에서 진행된 한복문화주간 렉처콘서트에서 한복디자이너이자 한국전통복식 권위자인 김혜순 명인은 K패션과 백제전통복식의 관계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립익산박물관 2층 세미나실에서는 ‘백제문화에서 찾는 K패션의 원형과 가치’에 대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학술적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장이 펼쳐졌다.

16일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열린 렉처콘서트에서 금기숙 유금와당박물관장(오른쪽)과 지수현 원광디지털대 교수가 토론을 하고 있다.

2021 한복문화주간 일환으로 열린 행사에는 김혜순 명인을 비롯해 이병호 공주교육대학교 교수(전 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 평창 동계올림픽 의상감독을 맡았던 금기숙 유금와당박물관장, 문화재 디지털복원 전문가인 박진호 박사, 걸그룹 모모랜드 의상디자인을 맡은 권혜진 혜온스튜디오 대표, 지수현 원광디지털대 한국복식과학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백제의 한복이 K패션의 원류’라는 내용의 학술적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또 문화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익산 미륵사지, 백제복식에 대한 연구, 메타버스 시대 디지털 문화유산으로서의 전통복식의 가치 등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이날 현장에서 김혜순 명인은 “사실 한국복식하면 누구나 조선시대의 치마저고리를 생각하지만, 현재의 K패션을 보면 조선보다는 백제시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백제복식은 선이 간결하면서도 품위가 있고 대단히 한국적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팝 등 세계로 뻗어나가는 흐름 속에서 앞으로 백제문화가 큰 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 시작에 서 있는 곳이 백제문화를 대표하는 미륵사지와 유물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익산이 아닐까 한다”고 부연했다.

16일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열린 렉처콘서트에서 금기숙 유금와당박물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백제복식의 조형미와 현대적 의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금기숙 관장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를 언급하며 “기품과 조화가 있는 백제복식 원형의 발굴과 향유를 위한 연구, 다양한 현대적 활용 시도, 인접분야와의 적극적인 연계 등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익산이 가지고 있는 백제문화가 계승되고 향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렉처콘서트 덕에 익산의 왕궁리유적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익산과 전북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원하는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보물 같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익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16일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열린 렉처콘서트에서 이병호 공주교육대학교 교수(오른쪽)와 이문형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 교수가 토론을 하고 있다.

이병호 교수는 ‘백제 문화교류의 플랫폼, 익산 미륵사지’라는 주제 강연에서 “미륵사지는 백제시대 최대의 사원이었고, 당시 사원은 불교사상 뿐만 아니라 회화·조각·공예·건축·토목·주조 등 다양한 선진 문물의 총합체였다”면서 “이러한 미륵사지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메타버스로 구현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이번 렉처콘서트를 통해 백제의 한복이 K패션의 원류라는 학술적 연구 결과를 공론화하고, 미륵사지로 대표되는 백제의 유산이 익산의 대표적 브랜드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