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전주시내 버스전용차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버스전용차로가 필요하다면 엄격히 운영하고 그렇지 않다면 폐지해야 함에도 전주 버스전용차로는 어정쩡하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행정의 무사안일이 아닐 수 없다.
전주 버스전용차로가 지난 1997년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도입됐으나 과연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기본적으로 의문이다. 전주 버스전용차로는 현재 전주시내 간선도로인 병무청 오거리에서 여의광장 사거리까지 8.4㎞, 평화동 꽃밭정이 네거리에서 서학광장까지 2㎞ 구간 등 2개 노선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일반 차량들이 전용차로를 수시로 넘나들고 있다. 그렇다고 벌점과 과태료가 부가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일반 차량 운전자들로선 전용차로 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혼선만 일으키는 상황이다.
늘어나는 차량으로 주요 도시마다 교통체증을 앓는다. 그 해결책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여러 대책이 나왔다. 도로 신설과 확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도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나온 해법이 버스전용차로 도입이었다. 그러나 버스전용차로 운영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 그 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으나 버스전용차로가 마치 대중교통 활성화에 특약 처방이나 되는 양 주요 도시들이 획일적으로 도입했다.
실제 전주시 버스전용차로는 현재 원활한 차량 통행에 별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엄격히 시행하더라도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운행이 많지 않아 오히려 교통체증을 일으킬 것이다. 택시 승하차와 화물 하역, 우회전 진출입 차량이 많은 실정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유지하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전주시는 버스전용차로 폐지를 요구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4년 전 시민위원회를 열어 일반차로로 바꾸려 했으나 버스업체 측에서 유지를 원해 지금까지 유지한단다. 이런 무책임한 행정이 어디 있나. 전용차로 운영이 시내 교통소통에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으면 개선하는 게 행정의 역할 아닌가. 버스전용차로가 무용지물이라면 즉시 폐지해서 시민들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