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동문학가 서재균 산문집 ‘멀고도 먼 길’

“하근이 떠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배시시 웃고 서있는 모습이 생생하다. 세월이 가면 잊힐까 했으나 아직까지 환영이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오늘따라 하근이 보고 싶다.”(‘문학평론가 오하근을 생각하다’ 일부)

아동문학가 서재균이 동료 문학인들과 쌓은 추억과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산문집 ‘멀고도 먼 길(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격동의 시대에 교사로, 언론인으로, 문학인으로 살아온 서재균은 동료 문학인들과의 교유를 소중히 여긴다. 때문에 어린 시절 함께 쌓았던 추억부터 이들이 좋아했던 문학인, 고통을 감내하며 탄생시킨 문학작품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많은 순간들을 글 속에 녹여낸다.

특히 50년 우정을 나눈 문학평론가 오하근과의 일화는 현실처럼 생생하고, 그의 스승인 고(故) 천이두 선생(원광대 교수), 소설가 홍석영 선생(원광대 교수), 고(故) 이병기 선생에 대한 회상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또 전이곤 시인과의 일화를 말하는 대목은 그리움이 담겨 있고, 그의 술버릇에 대한 기억은 웃음을 자아낸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회상의 글도 있다. 1부 ‘길’이다. 이 장에서는 제목처럼 소년시절에 대한 회상, 오랜 친구, 고향길,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수록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문학작품에 대한 소회도 드러냈다. “어린이들을 여러 가지 생각은 하고 있으나 생각할 만한 글은 과연 한 편이라도 남겨 놓았는지, 또 나의 아동문학의 나이테가 너무 부끄럽지도 않았는지”라는 구절은 자신의 문학인생에 대한 반성과 일종의 겸양지덕을 담겨 있다.

이번 산문집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개인사가 드러나는 산문을 비롯해 동화 ‘꼭두쇠’까지 총 22편의 글이 실렸다.

1935년 무주에서 태어난 아동문학가 서재균은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원으로 13년을 지냈다.

이후 전북일보사에 입사해 기자, 차장, 부장을 역임했으며, 전라일보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전북도민일보에서 편집국장과 수석논설위원을 지냈다.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전라북도 문화상(언론), 목정문화상(문학), 김영일 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고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김환태문학제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