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장승진 작가의 ‘물은 나무의 생각을 푸르게 물들이고’

궁핍한 사회에서 찾아가는 ‘나’ 자체
본질과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작품들

장승진 작가가 ‘물은 나무의 생각을 푸르게 물들이고’(천년의시작)를 펴냈다.

이 시집은 ‘그 누가 달콤하다고 말했던가’, ‘당신이 떠오를 때’, ‘얼룩은 여전히 마음에 남아’, ‘계절은 다시 바뀌고’,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본질과 관계에 대한 성찰이 두드러지는 60여 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자아 반성의 시간과 사물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장승진 작가는 궁핍한 사회에서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해 성숙한 자아, 통찰하는 자아로의 도약을 간절하게 바란다. 그는 사물의 본질을 탐색하고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들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누군가의 한평생을 대신하여 그는 수차례 버려졌다/별 대단한 일을 했냐고 사람들은 물을지도 모르겠다/그 누구도 거칠고 냄새나는 발을 온몸으로 끌어안아/자기의 고집을 깔창 밑까지 낮추었던 적 있던가/버려질 줄 알면서도 발바닥까지 마음을 읽었던 그처럼”(‘신발’ 전문)

시집의 해설을 쓴 최광임 작가는 “시에서 ‘자기의 고집을 깔창 밑까지 낮추었던 적 있던가’라는 구절은 자아 반성을 통해 주체는 물론 신발 자체의 본질까지 모두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전남 장흥 출생인 장승진 작가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2년에 ‘시와시학’ 봄호를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통신두절> 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