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선생은 ‘산을 찾아 노니는 것은 독서 하는 것과 같다’ 라고 하셨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교육의 의미를 말씀하신 바라 생각한다.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필요한 외출과 약속을 자제하고 집콕 생활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많다.
2년을 이어온 탓에 주말에도 집에서 머무르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럴 때 지친 심신을 현명하게 달래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계절에 맞게 필자는 산행을 권하며, 그중에서도 우리 고장 단풍명소인 내장산을 추천한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터널처럼 우거진 내장산의 숲길 산행은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최적의 장소다.
국립공원 내장산은 2019년~2020년 한국인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었고, 전북에서는 전주 한옥마을, 군산 시간여행, 진안 마이산, 무주 태권도원과 함께 내장산이 포함된 바 있다.
내장산은 해발 763m의 신선봉을 주봉으로 9개의 봉우리가 말굽처럼 둘러선 모양이 신비감을 자아내고,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조선 8경 중의 하나였고,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된 굴거리나무 군락과 더불어 최근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29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단풍나무의 가치가 인정되어 단풍나무 단독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을 단풍명소인 내장산도 큰 아픔을 가지고 있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73호이면서 천년고찰인 내장사지의 대웅전에 총 4번의 화재가 있었는데, 2000년대 들어 지난 2012년에 이어 올해 2021년 3월에 화재로 대웅전이 전소된 것이다.
잿더미로 변한 내장사 대웅전을 보면서 우리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전국 최고의 단풍 명소답게 가을철에는 각지의 많은 탐방객들로 붐빈다. ‘산행이란 마음과 머리의 때를 씻어내는 정신과 마음의 목욕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울러 내장산은 가을 단풍 외에도 5000여종의 야생화, 내장 상사화길(100만주 식재), 우드칩 황토길(1.7km 정읍시 조성), 조각공원, 워터파크 분수대, 여름 탐방객을 위한 발 담금 쉼터(정읍농협 조성) 등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내장산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마음을 치유하는 백신이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꼽는 단연 백미는 내장산 일대 9봉우리 산행이다.
장군봉에서~연자봉~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월영봉에 이르기까지 각 봉우리마다 보여주는 경치는 매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필자도 9봉우리 완주를 여러 번 하면서, 산은 오른 만큼의 경치만 보여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산행을 하다 보면 좋은 동반자는 긴 여정을 짧게 하듯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권해 본다.
올가을 여백이 있는 하루를 위해 내장산 탐방길을 좋은 사람과 함께 걸어보라고, 마스크를 써도 불편함 없이 거닐 수 있으니 좋은 힐링이 되리라 생각한다.
산도 때론 지친다고 한다. 사람들과 온갖 동물들의 생채기를 품어주느라 지친 산도 잠시 쉬어야 할 때가 있다.
내장산은 우리 모두가 소중히 가꾸어 후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는 산을 통하여 즐기는 만큼 산을 보호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