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들자 아동·청소년을 치료하는 의사들도 줄고 있다.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부족현상이 진작 찾아왔지만 최근에는 소아청소년과(소아과)마저도 2년 만에 비인기 전공으로 전락하고 있다.
2일 전북 수련의병원인 전북대병원과 예수병원, 원광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부인과 전공의 모집결과 단 한명의 전공의 모집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대병원 산부인과는 2019년 2명의 정원 중 단 한명도 모집을 하지 못했으며, 지난해와 올해 각각 1명의 정원을 충원할 계획이었지만 모집인원은 0명이었다. 원광대병원과 예수병원도 매년 1명씩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모두 미달됐다.
여기에 전공의를 마친 후 개원 등이 보장돼 매년 정원을 채워오던 소아청소년과도 최근 미달되기 시작했다. 전북대병원은 지난 2019년 4명의 정원을 모집해 100%의 모집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원 4면 중 0명, 올해 3명 중 1명으로 미달사태가 2년 연속 발생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원광대병원은 2019년 2명의 정원 중 1명을 모집, 지난해 정원(2명)을 모두 채웠지만 올해는 2명 중 단 한명도 모집하지 못했다. 예수병원도 2019년 정원 2명을 모두 채웠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단 한명의 합격자도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은 출산율 감소가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아이 울음소리가 줄어들다보니 이를 치료하는 의사들도 해당 전공을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전북의 출산율은 지난해 8200명으로 2019년보다 800명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집계한 조(粗)출생률은 전북이 4.5명으로 전년대비 0.4명 줄었고, 한 여자가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 출산율은 0.91명이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아이를 낳고 싶어도 지역에 분만시설과 의료인력이 없어 타지로 원정출산을 이어가고 지역의 인구는 계속 유출, 원정진료로 인한 의료비역외유출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다보니 관련 진료분야인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전공의 지원도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도내에서도 군단위 지역은 출산을 하기 위해 전주·익산·군산 등으로 원정출산을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