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러웠는데 유류세가 인하돼 그나마 다행이네요”
12일 오전 8시 30분 전주 팔복동의 한 알뜰주유소. 경품 행사라도 하듯 차량이 길게 줄지어 있다. 유류세 인하 안내문을 보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유하기 위해 손님들이 방문한 것이다.
직원들이 모두 동원돼 손님들을 맞이해 보지만 몰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이날 이 주유소의 기름값은 리터당 휘발유는 1650원, 경유는 1450원. 전날보다 각각 120원, 65원 인하됐다.
여전히 높은 가격이었지만 그나마 낮아진 기름값에 손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주 동산동에 사는 강용환 씨는 “그동안 기름값이 너무 올라 주유하기 부담스러웠다”며 “유류세 인하 첫날에 맞춰 주유하러 왔다. (경윳값이) 1100원대까지 쭉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고물상 영업을 하는 김양환 씨는 “업무로 인해 평소에는 기름값이 한 달 기준 60만 원 정도 들었는데 기름값이 올라 100만 원 넘게 들어 부담스러웠기만 했다”면서도 “그나마 가격이 내려 다행인데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 첫날 오전 전북의 리터당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 1777.21원, 경유 1577.07원, LPG 1038.09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각각 19.34원, 15.19원, 22.30원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20% 낮춰 기름값 안정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직영주유소나 알뜰주유소의 경우 회사나 정부 지원으로 유류세 인하가 즉각 반영될 예정이지만 자영주유소까지 적용되기는 1~2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유류세 인하를 놓고 불만도 적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기름값에 인하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고, 가격 안정세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자영주유소의 경우 이미 고가에 기름을 사들여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하려면 기존 물량을 소진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름값이 높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 요소수 대란으로 경유 잔여분은 휘발유 대비 많은 상황. 특히 직영·알뜰주유소와 가격 경쟁도 해야 하기에 물량 소진 시까지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주 중화산동에서 자영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신연철 씨는 “유류세 인하로 전국 주유소마다 기름 주문을 넣어 배차가 안 되는 상황이다”면서 “여유 있게 기름을 받으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하는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조건 가격을 낮추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14일 오후 4시 기준 전북의 리터당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 1745.32원, 경유 1554.78원, LPG 1022.15원으로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