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쌀 생산량’ 증가 병해충 확산에 농심은 울상

전북지역의 쌀 생산량 통계가 지난해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뜩이나 올해 기상 재해 등으로 병해충이 확산돼 고통을 겪는 지역 농민들이 쌀값 하락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시도별 쌀 생산량이 전남(79만톤), 충남(77만 3000톤), 전북(59만 4000톤) 순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올해 전북지역의 벼 재배면적은 11만 5000ha로 지난해와 비교해 3.3% 증가했다.

도내 1000㎡당 벼 생산량은 519kg으로 3.5% 증가했고 쌀 생산량은 59만 4000톤으로 6.9% 증가한 기록을 보였다.

이는 지난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조사 결과(7.8% 증가)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는 수치다.

통계청이 예상한 대로 올해 쌀 생산량 조사결과가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서 그렇지 않아도 벼 병해충 피해로 시름하고 있는 지역 농민들은 쌀값 하락 등을 우려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통계청의 쌀 생산량 조사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치라며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패하다.

벼 도열병 등 병행충이 극심한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통계와 단순히 비교해 늘어났다는 결과표를 받게 된 농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올해 강우 일수가 지난해 대비 10일이나 많았고 태풍과 장마 같은 기상 재해로 벼 도열병 등 병해충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내 벼 재배면적의 43%가 피해를 입으면서 농민들의 손해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농민들은 통계청의 쌀 생산량 증가 발표가 쌀값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런 농심을 달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통계청 발표 이후 초과 쌀 생산량에 대한 시장격리 조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정부가 병해충 재해로 인한 가격 하락 등 농업의 소득감소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정부는 수확기 농가의 원활한 벼 출하를 지원하고 태풍, 병충해 등에 따른 피해 벼 매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올해 쌀 생산량이 늘었으니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는 논리는 생산비와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농업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