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환인의 아들 환웅과 곰에서 변한 여인 웅녀가 결혼해 민족 시조 단군을 낳았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가 신라를 세우다’
‘알에서 태어난 김수로왕이 가야국 왕이 되다’
국사교과서에 등장하는 신화들이다. 물론 현실적이진 않다. 그러나 신화는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와 지배담론으로 작용한다. 당시의 관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화는 우리 인류가 가진 문화유산 가운데 언어로 돼 있는 가장 오래된 서사적 담론이다.
독자에게 익숙한 단군왕검신화, 주몽신화, 민간신화 등 한국신화를 쉽게 풀이한 책이 나왔다. 김익두 전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펴낸 <한국신화를 찾아떠나는 여행> (지식산업사)다. 한국신화를>
김 교수는 책에서 신화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와 원형적 유형,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계보와 성격을 분석, 독자가 가진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김 교수는 머리말에서 “신화는 먼저 세상이 만들어진 이야기, 신들에 관한 이야기, 신들이 인류의 문화·문명을 만든 이야기, 그리고 신들이 인간과 함께 세상을 이끌고 문화를 이뤄가는 이야기 등이 주축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환인-선천시대’는 암흑·혼돈의 세상에 신들이 나타나는 시기, 신들이 인간과 세상만물들을 생성하는 방법, 우리나라가 생겨난 내력, 환웅 웅녀와 같은 민족 조상이 탄생한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제2부 ‘환웅-중천시대’는 우리 인류 문명의 초기 시대의 이야기를 펼친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도구를 발명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집단과 문명을 이루는 사이 발생한 신화를 소개한다.
제3부 ‘환검-후천시대’에서는 단군환검 신화부터 부여·고구려·백제·신라 등 여러 부족국가의 국조 탄생 신화들을 풀어낸다. 또 이 시기 다양한 신들을 공간별로 정리하여, 천신·지신·산신·마을신·집안신·수신·저승신을 소개한다
김익두 전 교수는 “책을 통해 한국신화와 서양신화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한국신화는 화합-상생-대동의 신화로 충만해 있는 반면, 세계신화들은 대체로 지배-갈등-파괴로 얼룩진 신화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전북대 국문과 교수, 한국학술진흥재단 해외파견교수(미국 콜로라도대학, 2001), 옥스퍼드대학교 울프슨 칼리지 및 동양학부 초빙교수(2009) 등을 지냈다. 현재는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이다.
저서로는 <조선 명필 창암 이삼만 : 민족서도의 길을 열다> , <한국 공연문화의 민족공연학적 지평> 등이 있으며, 역서는 <제의에서 연극으로> , <국역 불우헌집> 등을 펴냈다. 이 외에 논문 100여편을 썼다. 국역> 제의에서> 한국> 조선>
제2회 예음문화상(1991)과 제3회 판소리학술상(2003), 제3회 노정학술상(2003)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