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변수로 전락한 전북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일러스트 정윤성

도민들이 대선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여야후보로부터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전북을 광주 전남의 종속변수로 여기는 바람에 갈수록 대선전에서 전북의 위치가 작아지고 있다. 유권자도 전체 유권자의 3.5%밖에 안돼 갈수록 정치권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그간에 혹시나 행여나 하고 진보 쪽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당선시켰으나 임기가 끝나고 난 후에 지역이 달라진 게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해마다 새만금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해 SOC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지만 새만금신항만과 새만금공항건설은 전반적으로 터덕거린다. 새만금신항과 새만금공항 건설은 전북발전을 견인할 쌍두마차 같은 핵심사업이어서 정부의 개발의지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사업추진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공항건설반대론자들이 목소리를 키워 가야 할 길이 바쁜 전북도로서는 환경부 등 관련부처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금 계획대로 가도 힘든 판인데 반대론자들이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 사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무서운 법인데 김제공항건설을 스스로 백지화시킨 게 전북발전을 뒷걸음질 치게 한 패착이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새만금신항은 계획한 9선석 중 우선 2선석을 개발 하지만 광활한 항만 배후부지를 국가재정사업이 아닌 민자유치로 개발하도록 돼 있어 김 빠진 사업이 돼 버렸다. 보령 목포 포항 영일만 배후부지는 국가가 직접 재정투자를 해서 추진하지만 새만금신항만은 지난 2019년 기본계획 변경 때 민자유치사업으로 만들어 놓아 정부의 새만금사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부의 항만정책 우선순위가 부산 광양 투 트랙으로 잡혀 있고 인천 대산 평택 대불항에 새만금항이 밀려나 큰 기대를 못걸고 있다. 30년간 추진한 새만금사업이 아직도 육지와 바다 구분이 안될 정도로 바닷물이 넘실대서 대동강물 팔아 먹은 봉이 김선달 보다 더한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그간 역대정권들이 전북 도민들을 희망고문만 해왔다. 지금까지 새만금사업 한가지 사업에만 천착해 매몰된 게 전북발전을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박 3일 일정으로 전북을 다녀갔다. 표심 잡기위해 매타버스를 타고 전북을 누빈 이 후보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북발전을 생각할지 걱정스럽다. 그 이유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여기며 뭔가 크게 지원해줄 것처럼 약속했지만 임기가 다 되어도 빌공자 공약으로 그쳤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난 경선 때 전북에서 자신을 1등으로 지지해준 전북도민을 인식, 보은차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표를 먹고 사는 후보로서는 그 이상 약속할 게 없다. 안 와도 표를 잘 주는 도민들이 이번에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 고민만 깊어진다. 전북이 민주당 안방으로 집토끼가 된 것을 지금와서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5%의 전북표 값어치를 높여야 전북이 산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