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풍경 밖을 서성이다

김병용 작가의 길에 관한 인문학 에세이
전북 주요 명소 인문학적 시작으로 해석

전북의 주요 명소들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석한 기행산문집이 나왔다.

소설가이자 국문학 연구자로 활동해 온 김병용 작가는 <풍경 밖을 서성이다> (모악)을 출간했다.

책에서 김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다.

그는 한반도의 고원 지형을 대표하는 진안고원, 임진왜란 초기 전쟁의 판도를 바꾼 웅치와 이치, 조선시대 전북과 전남, 제주를 관할하던 전라감영, 백제 제30대 무왕 당시 창건한 사찰이 있었던 미륵사지 등 역사 문화적 현장을 꼼꼼히 답사하며 남긴 기록을 담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북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그 속에 스며있는 역사와 선인들의 흔적을 글로 남긴 것이다.

또 곳곳에서 발생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설화 등이 그 지역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에 의해 채색되고 윤색돼 온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고 그가 유명 명소만 다니진 않는다. 전주 한옥마을 골목의 외진 곳, 산 속의 숲까지 다니며 생을 통과하는 시간의 풍경을 가로지른다.

문학적 상상력도 흥미롭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은 것까지 담아내려고 했다.

예컨대 풍남문을 경계로 성 안과 성 밖에 사는 사람이 가지는 인식차이를 가지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는 “성벽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소속감과 안도감을 안겨 주는 곳이 성이었다. 사대문 안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거주 자격을 가준 계층이 당대의 질서와 생활 방식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했으며, 성 밖에서 사람들에게 성 안 사람은 부러움과 실지의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진안 출생인 김병용 소설가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그들의 총> , <개는 어떻게 웃는가> , <길은 길을 묻는다> , <길 위의 풍경> , <최명희 소설의 근원과 유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