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내 신혼부부 전년대비 7.1% 감소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태욱(32) 씨는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있지만 밀린 학자금도 갚아 나가야 해서 당장 결혼할 엄두가 안난다”며 “결혼을 하게 되면 신혼집도 장만해야 되는데 준비 자금이 부족해서 직장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 속에 경제 문제 등으로 젊은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혼부부 수도 감소하고 있다.

9일 통계청의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신혼부부는 118만 4000쌍으로 전년대비 6.1%(7만 6000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1년차 신혼부부는 전년보다 9.4%(2만 2000쌍) 감소했고 전체 혼인 건수 중 18.1%의 비중으로 가장 낮았다.

혼인 종류별로 보면 초혼부부(남편, 아내 모두 초혼) 비중은 전체의 79.2%, 재혼부부 비중은 20.5%로 전년(20.6%)보다 0.1% 하락했다.

전년대비 신혼부부 수는 전북 등 17개 시·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시·도별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나타난 곳은 경기도로 34만 1434쌍으로 집계됐으며 이어서 서울이 21만 9101쌍으로 수도권이 전체 신혼부부 중 46.3%를 차지했다.

초혼은 세종(87.3%), 서울(86.2%), 대구(81.8%) 순으로 많았으며 재혼은 전남(28.5%), 제주(28.1%), 강원(27.1%) 순으로 많이 집계됐다.

전북은 2020년 신혼부부 통계결과 전북은 3만 3503쌍이 혼인해 2019년(3만 6082쌍 혼인) 보다 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신혼부부는 73.4%, 재혼 26.5%로 집계가 이뤄져 전년대비 초혼이 0.2% 감소했고 재혼은 0.3%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젊은층의 경제적 문제가 손꼽히고 있다.

청년들 가운데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바람이 불며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을 꿈꾸고 있지만 집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도 결혼한 지 1년이 된 신혼부부 중 자가를 보유한 경우는 29.7%로 전년(29.9%) 보다 0.2% 줄었다.

2년차 부부는 35.3%, 3년차 42.6%, 4년차 47.4%, 5년차 52.8% 등 모든 연차에서 전년 대비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한 추세를 보였다.

박태식 전북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요즘 취업을 못한 청년도 많고 직장을 구하더라도 결혼을 해서 불안정한 경제 기반 때문에 양육과 노후준비에도 빠듯한 사정이다”며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더욱 관심을 갖고 신혼부부 우선 주택 공급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야 전북의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