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 이윤정 임상심리전문가 “범죄 피해 상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9일 여성폭력 추방 주간 맞아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
성폭력 피해자 심리지원, 아동·여성 권익증진 등 활동

이윤정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  임상심리전문가

“범죄 피해 상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여성가족부 산하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심리학적 소견을 수사기관에 제출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윤정 임상심리전문가의 말이다.

이 전문가는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과 여성 인권보호, 권익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 9일 여성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1년부터 센터에서 임상심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조직적 영역에서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에서는 성평등 문화를 만드는 활동을 해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응체계를 공고히 했다.

이 전문가는 성폭력 피해를 다루는 과정에서 심리치료에 대해 거부적이었던 피해자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일탈행동이 사라지며, 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가 회복한 후에 ‘내가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나와 같이 힘들어 아파하는 친구들이 선생님을 통해 마음을 치료받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올 때 큰 감동이 오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존중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아동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피해 유형을 인지하고, 대처 방법을 학습해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를 늘리고자 하는 것이지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아니다”며 “사회적으로는 타인을 한 개인으로서 존중하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되짚고, 건전한 성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개편된 성교육이 교육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아직도 내 주변에서 혹은 나에게 성폭력이?’라는 생각으로 범죄 피해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으로 가정, 학교, 수사 과정 등에서 의도치 않게 2차 피해에 노출되고, 이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치료적 예후도 좋지 않다”며 “그릇된 사회적 인식이 아닌 ‘범죄 피해 상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문가는 지난 2005년 전북대학교 독어독문과·심리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2007년 동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 전남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심리사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1년부터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