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진범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당시 담당검사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에게 사죄했다. 이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용기있는 일”이라고 그의 용기를 복돋아 줬다. 현직 검사의 사죄로 검·경이 잘못했던 과거 사건에 대한 당사자들의 사과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 씨(36)를 찾아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최씨도 그 자리에서 그를 용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훈영 부장검사는 “검사로서 진범을 밝혀내 처벌함으로써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죄송할 따름”이라며 “검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한 인간이 고통받은 데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사과할 수 있으면 사과해야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등 재심을 통해 결과가 뒤집혀도 기관 차원에서 사과한 적은 있었지만, 정작 사건을 처분한 검사의 사과는 검·경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김 부장검사의 진심어린 사과에 화답했다.
박 장관은 “과거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기관 대표자로서 사과한 일이 있었다. 이렇게 검사가 진실된 사과를 하는 것은 우리 검찰의 조직 문화가 변화하고 있고, 변화의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재심 사건인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놓고 박 장관은 “저도 나라슈퍼 강도 살인사건에서 주심이 아닌 배석판사였는데 그때 피해자 분들을 만나서 사과드렸다. 그 과정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공적인 일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전제하는 것이다. 사과는 매우 용기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박 장관이 1999년 전주지법 합의부 배석판사로 판결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장관은 당시 사건을 심리하던 배석판사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공석이 돼 판결 무렵 대신 배석한 이른바 ‘몸배석’ 판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누명을 쓴 3명의 피해자를 만나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