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자 전북일보에 보도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적폐청산특별위원장인 이덕춘 변호사의 오피니언 기고를 보고 그의 품격과 능력을 의심했다. 그는 한 정치인이 헌법기관으로서 정치적 명운을 걸고 고심 끝에 내린 대승적 결정을 희화화하고 비아냥댄데 대해, 우선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자신부터 반성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이용호 의원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경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반성은커녕, 상대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3년 10개월간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풍찬노숙을 하면서 의정활동을 해왔다. 정치인은 선거로 심판받는데, 이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권역 중 유일하게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그리고 지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다. 민주당 복당을 공약한 선거에서 당선됐다면, 민주당은 그의 복당을 즉각 받아들였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복당은 유보됐고, 이 의원은 굴욕감 속에서도 참고 기다렸다. 물론 그 전에 복당은 두 번이나 불허됐었다.
더욱이 이 의원의 복당 신청은 당시 민주당 지도부와 충분한 논의에 따른 것이었음에도 지역위원회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도부는 태도를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남원·임실·순창 지역의 일부 지방의원들은 새벽같이 서울로 올라와 민주당사 앞에서 이 의원의 복당 반대 시위를 하는 등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이 의원이 단순히 호남 출신 국회의원이라서 민주당 복당을 하려했던 것이 아니다. 남원·임실·순창 지역민의 약 70%가 이 의원의 복당을 찬성했는데, 이는 그동안 찌들어 있는 기존 민주당 적폐를 청산하고 세력을 물갈이 해달라는 염원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몇몇 구태·기득권 세력은 기를 쓰고 이 의원의 복당을 온 몸으로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복당을 막은 자들이 이제 와서, 다른 선택을 했다고 배신·철새 운운하는데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인가.
이 의원은 많은 고뇌 끝에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했다. 이후,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들로부터 격려와 응원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호남의 생각 있는 오피니언 리더 사이에서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북 발전과 지역통합이라는 대의에 동의하는 바람이 호남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만일 정권이 교체된다면 호남인들은 얼마나 허탈할 것인가. 호남만 정치적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된다면 그 소외감과 불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인이라면 그러한 부분까지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 전북이 민주당 것인가? 대대손손 민주당만 차지해야 하는가? 180석 민주당이 전북에 이뤄놓은 것이 뭐가 있는지부터 대답해야 한다. 공공의대 설립, 전북 제3금융중심지 등 뭐하나 속시원하게 해결한 것이 없다. 전북은 늘 소외되었음을 도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도 이 점은 인정했다.
민주당이 끝까지 도민들의 염원을 외면한다면, 이것이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 적폐청산특별위 위원장이라면 더 이상의 적폐 생산은 그만하시라.
대선이 90일도 남지 않았다. 이 의원은 어디에 있든 실사구시 정치로 지역민 열망에 부응하고 대한민국 발전과 지역구도 타파에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결단에 전북민심이 흔들리니,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뼈저린 반성부터 할 것을 충고한다. /김용호 변호사(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