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국경을 넘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특히 노래는 더욱 그렇다. 요즘 방탄소년단의 활약에는 벽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우리민족을 하나로 묶는 민족의식이 담긴 노래로 우리는 함께 희망을 노래했었다.
1920년대 노래의 새로운 장르인 ‘가곡’이 탄생하였다. 이 가곡들은 3.1 운동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민족의식의 자각과 함께 새로운 우리 민족의 혼을 고취시켜주고, 희망의 벗이 되어주는 희망의 새 노래였다. 즉, 우리의 시(詩)를 노랫말로 하여 우리의 정서가 담겨있는 예술적인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선도한 사람이 홍난파, 안기영, 박태준 선생이고 이때 만들어진 곡이 <봉선화> , <그리운 강남> , <동무생각〉 등이다. 동무생각을 예로 들어본다면< p> 동무생각〉> 그리운> 봉선화>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위에 백합 필적에/나는 흰 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동무생각’은 1922년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던 청년 이은상과 음악교사인 청년 박태준이 합작으로 만든 가곡이다. 두 청년 교사는 첫사랑의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박태준의 애틋한 첫사랑의 사연을 이은상이 듣고 글로 옮긴 걸 노래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 말은 단순히 젊은이들의 애틋한 사랑만이 아니라 암울한 당시의 시대에서 봄을 기다리는 -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청라언덕과 백합은 일제에 고통 받는 너와 나, 즉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박태준의 동무생각은 우리 가곡의 효시로 꼽힌다.
필자는 어린 시절 KBS 전주 어린이합창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그 뒤 중고교 음악시간에도 가곡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방송매체에서도 가곡이 항상 흘러나와 성장기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말, 우리 정서가 가득 담긴 우리가곡이 잊혀 져 가고 있다.
일부 음악대학 성악과 에는 가곡수업이 없고, 성악 전공 학생들 중 ‘보리밭’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노래는 설명할 필요 없이 그 시대의 구성원들이 함께 지녀 야할 사명의식, 공동의 목표를 향해가는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곡 100주년을 맞아 올 해 전국 각지에서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예술의 전당은 주옥같은 우리가곡을 다시 부활시키고자 ‘우리가곡 활성화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12월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에서 ‘파란만장 100년의 드라마 굿모닝 가곡 앙코르’ 공연을 개최하였다. 가곡의 탄생에서부터 일제 강점기, 6.25전쟁 이후 민족의 아픔과 삶의 애환이 담긴 주옥같은 가곡을 영상 이미지에 더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필자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제 앞으로 펼쳐질 100년을 향한 희망의 노래를 부를 때가 도래하고 있다.
2022년! 새해가 밝아온다
매년 1월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세계최고의 클래식 축제인 비엔나 필하모니 신년 음악회가 한해를 열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해 아침은 저 넓은 미지의 땅, 미래의 땅, 새만금에서 아름다운 우리 말, 우리 정서가 녹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 우리가곡, 희망찬 새만금아리랑을 다 함께 합창하여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기를 소망한다. /심가희 아트네트웍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