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신 노숙자였다. 태어난 곳은 런던 노팅힐 슬럼가.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 다섯 살 때 노숙자가 되었고, 일곱 살 때 고아원에 보내졌다. 가출을 하고 남의 것을 훔치기도 했던 그는 열세 살 때 감옥에 갔다. 불행한 삶이었다. 20대에 이르러 과거와 결별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출판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잡지를 만들었다.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숍> 의 공동창업자 고든 로딕의 제안을 받고 1991년, 잡지 <빅이슈 big issue)를 창간했다. <빅이슈> 공동대표 존 버드 이야기다. 빅이슈> 더바디숍>
<빅이슈> 는 사회적 이슈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잡지다. 격주 간으로 발행되는 이 종이 잡지는 노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노숙자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잡지는 창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천 명 노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어 자립으로 이끌었다. 당시 영국의 500여개 자선단체가 하지 못한 일을 <빅이슈> 가 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노숙자들이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며 자활의 기회를 얻는 <빅이슈> 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갔다. 빅이슈> 빅이슈> 빅이슈>
2010년 6월, 우리나라에도 <빅이슈 코리아> 가 첫선을 보였다. 걱정과 우려가 없진 않았으나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는 취지와 목표는 건강한 성장을 이끌었다. 빅이슈>
그러나 <빅이슈> 의 의미 있는 성장은 멈췄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하철이나 대학가에서 잡지를 팔기 어려워지자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세계 각국의 <빅이슈> 가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위기였다. 빅이슈> 빅이슈>
영국의 <빅이슈> 도 2020년 3월, 정부가 코로나로 첫 봉쇄령을 내리자 판매량이 0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절박해지자 <빅이슈> 는 판매 방식을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구인 구직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 과의 협업이 시작됐다. 판매원과 고객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골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면서 잠재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 판매원과의 특별한 유대가 빅이슈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를 주목한 시도였다. 노숙자 판매원들에게는 소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을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링크드인> 빅이슈> 빅이슈>
거리에서 판매하던 방식을 플랫폼을 활용한 커머스 채널로 바꾼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프로젝트 성과는 놀라웠다. 판매량은 400% 증가했고 디지털 구독도 325% 증가했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국제광고제> 는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이 협업 프로젝트에 '2021 그랑프리'를 안겼다. 더 탄탄해진 이 잡지의 행보가 반갑다. 칸>
/김은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