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북교육은 활력을 잃고 흔들렸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위태롭게 문을 열어놓은 교육현장은 좀처럼 생기를 찾지 못했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위기를 맞은 교육현장을 컨트롤해야 할 교육행정마저 궤도를 이탈했다는 지적이다.
완주교육지원청 공무원의 공금횡령 비리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의 부하직원 폭행, 공립 유치원 원장의 갑질 논란, 특수학교 교장·교감의 직장내 괴롭힘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면서 공직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특정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전북교육청의 경우 지금 그 정도가 심각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학에서도 학교 운영, 수업권 등을 놓고 연이어 파열음이 나고 있다. 사학 지도·감독권을 가진 교육청의 결단과 관선이사 파견 등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했고, 학부모들도 이를 거듭 요청했지만 전북교육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고 강력한 행정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전북교육청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그간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정말로 어색한 복지부동이다. 평소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청렴과 윤리를 강조하고, 교육철학과 신념을 주저없이 내놓던 김승환 전북교육감 아니던가.
기관장의 임기말 레임덕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다음’이 없는 3선 연임 임기말이니 오히려 역동적인 교육행정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과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춘 능동적 교육정책을 지금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한다. 이는 애초 김 교육감의 3선 도전 때부터 충분히 예상됐던 문제점이고, 지지층에서조차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임기말이라는 이유로 조직의 공직기강이 무너지거나 교육현장에 파열음이 나서는 안 된다. 이는 3선 임기말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3선 임기’를 욕심낸 기관장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공직기강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 된다. 특히 교육기관의 부패와 비리, 기강해이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에게 가장 먼저 그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학생 중심’이어야 할 교육행정에 ‘임기말 현상’은 없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교육현장에 기강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