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 심사평 - 수필] “석수인 아버지의 삶을 소중한 가치로 들여다 본 작품”

신춘문예 수필 심사위원 - 지연희(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각기 주제가 다른 작품들로 수필 문학의 참신한 문학성을 바탕으로 문장을 전개해내는 기법이 다채로웠다. 인생 철학이라 말하는 수필 문학을 사유의 깊이로 짚어 내어 준 훌륭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작품은 다양한 소재를 결합하여 의미를 형상화해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생사의 경계를 극명하게 가르는 죽음에 대한 천착과 석공인 아버지의 가난한 평생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하고 있다.

본심 2차 심사에서 <돌챙이> , <노을공책> , <물음> 의 수필을 선하여 놓고 이들 작품이 요구하는 메시지가 적절하게 제시되었는지 시선을 모았다. 수필 문학이 문학 작품으로 승화되는 데는 일상적 사실 체험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어떤 사실을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실이 내포하는 필자의 사고를 천착하는 데 있다. 최종심에는 석수인 아버지의 삶을 소중한 가치로 들여다본 <돌챙이> 를 선하였다.

아버지는 평생 돌하고 이야기를 나눴고, 돌을 부수고 깨며 겹겹이 돌을 쌓아 올린 분이다. 애써 만든 조형물이 다음 날이면 형체도 없이 무너졌지만, 자연스런 형태를 갖출 때까지 아버지는 수없이 작업을 반복한 완벽주의자다. 지독하게 가난해서 이 일을 택한 아버지는 자식의 행복만을 기원하는 포근한 분이며, 자식의 삶의 길에 위로와 길잡이가 되어 내일을 여는 귀감으로 존재한다. /심사위원 지연희(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