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돼지카드’ 새해 충전 첫날 접속 지연 짜증 유발

오전시간 동시 접속자 수 2만 5000명 넘어 지난해 폭주 사태 재연
긴 대기 시간에 이용 시민들 "충전 힘들다" 이른 아침 은행 창구 찾아

“또 대기 인원이 많다고 나오네요. 다른 일도 해야 되는데 계속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전주시 서신동에 거주하는 김정민(38) 씨는 이른 아침부터 돼지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씨름 중이었다.

전주 지역 화폐로 충전식 선불카드인 ‘전주사랑상품권’(일명 돼지카드)은 지난해 앱 접속 지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는데 올해 역시 발행 첫날부터 긴 대기 시간으로 이용자들의 짜증을 유발했다.

3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모바일 앱과 전북은행 등을 통해 올해 첫 전주사랑상품권 발행을 개시했다.

이용자들은 김씨처럼 전주사랑상품권 충전 첫날부터 앱에 대거 접속하며 발행액이 모두 소진될까 바쁜 아침시간을 쪼개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오전 9시 30분께 앱 동시 이용자 수가 2만 5000여명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불거졌던 접속 폭주 사태가 재연되는 분위기였다.

긴 대기 시간에 지친 일부 시민들은 “충전이 힘들다”며 이른 아침부터 은행 창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현재 전주사랑상품권의 이용자 수는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 말 17만 9000명에서 올 들어 18만명으로 한달새 1000여 명이 늘었다.

지난해 전주사랑상품권 도입 때부터 지적돼온 접속 정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특히 전주사랑상품권의 구매한도는 월 30만원에 그치고 1인당 연 구매한도가 120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익산시 등 타 지자체 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군산시의 군산사랑상품권은 월 구매한도가 50만원으로 전주 보다 높게 책정돼 있으며 익산시는 월 150만원 한도에 최고 20%까지 캐시백 혜택이 부여된다.

이용자들은 앱 접속을 통한 상품권 충전을 완료하기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시간만 허비하는 꼴이 됐다”며 자동 충전 기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주사랑상품권을 충전하기 위한 이용자들이 대거 몰리는 가운데 접속 지연 문제로 홍역을 치룬 시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황.

시에서는 올해 전주사랑상품권 발행 규모가 총 2400억원으로 월 발행한도액을 기존 15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상향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차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자동 충전 기능은 월 발행규모를 정해두고 시행하는 기간에는 불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주시 관계자는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주사랑상품권의 서버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도 접속 등 시스템 문제 해결에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나가겠다”며 “지금으로서는 원활한 접속을 위해 이용자들이 몰리는 오전시간을 피해서 접속하거나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해 충전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전주사랑상품권은?

전주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충전식 선불카드형 지역화폐로 결제 시 충전금의 10%가 적립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역 내 IC단말기가 설치된 음식점, 슈퍼마켓, 이·미용업, 병·의원, 학원, 주유소 등 일부 특정업종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