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전북일보배 전국 스키·스노보드 대회] 대회 이모저모

쌍둥이 참가자

쌍둥이 참가자인 오성화(오른쪽), 오성창 군 / 사진 = 변한영 기자

스키 종목 고등부 남자 대회가 끝나자 대회 본부에서 밝은 웃음기를 머금은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해맑은 이들은 쌍둥이 형제인 오성화(17), 오성창(17) 군.

광주가 고향인 형제는 스스로 스키 초보라고 말한다. 3~4년 전 스키를 접해본 게 처음이고 수년이 지난 이번 대회가 두 번째 경험이었다.

이들에게 대회 참가는 ‘도전’을 위해서였다. 비록 수준급 실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쌍둥이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외모가 닮은 둘은 같이 즐기는 취미가 딱히 없었다. 하지만 스키는 달랐다. 친구의 권유로 접한 스키가 이번 대회를 통해 둘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켰으며 특히 도전 의식까지 생길 정도로 열정을 심어줬다.

형 오성화 군은 “비록 스키를 잘 타는 건 아니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면서 “실격 결과에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에 의미를 두고 다음에는 더 발전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동생 오성창 군도 “바람도 많이 불고 눈이 많이 와 스키를 타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면서 “이제는 실력을 키울 차례다”고 전했다.

 

대회 열성 고령 참가자

황인묵(오른쪽), 한등근 씨가 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변한영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고령이면서도 전북일보 전국 스키·스노보드 대회 열성 참가자들이 있다. 1952년생인 황인묵, 한등근 씨. 고향도 직업도 다른 이 둘은 지난 2018년, 2019년 대회에 이어 올해 대회도 참가했다. 2020년 대회도 참가하려고 했지만 일정을 착각하는 바람에 신청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둘의 우정은 15년 전 스키동호회에서 시작됐다. 황 씨는 경기도 화성에서, 한 씨는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동호회 만남을 계기로 비시즌 기간에도 만나며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운명인지 생일도 3월 15일, 16일로 단 하루 차이다.

황인묵 씨(71)는 “동호회에서 만나 우정을 키워왔는데 이제는 서로 눈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부부같은 사이가 됐다”면서 “스키라는 운동을 통해 참 좋은 인연을 만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스키를 즐기고 있는 이들은 건강 관리에 매진해 힘이 닿는 순간까지 스키화를 벗지 않을 계획이다.

한등근 씨(71)는 “스키는 속도감, 스릴감을 느끼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오랜 친구와 건강 관리를 잘해 10년, 20년 넘게 스키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티롤호텔

무주 티롤호텔 /사진=조현욱 기자

지난 1997년 1월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 대회를 앞두고 문을 연 티롤호텔.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외관 및 내부 모두 목재로 돼 있어 산림욕을 하는 느낌을 선사했다.

호텔이 유명세를 치르는 데는 세계적인 팝스타 故마이클 잭슨이 큰 영향을 줬다. 한국을 투자지로 관심을 갖고 적절한 투자처를 알아보던 그는 외환위기(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7년 11월 18일 무주 덕유산 리조트를 찾은 것. 잭슨 일행은 2박 3일 동안 머물렀는데 호텔 5층 객 전체를 사용했다. 일행의 숙박비만 당시 하루 약 1000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이 찾기도 했고, 특히 ‘전북일보배 전국 스키·스노보드 대회 개·폐회식도 이곳에서 열려와 대회와의 연도 깊다.

하지만 작년 초 화재가 발생해 지금까지도 휴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복구 작업은 재개되지 않고 있고, 지금은 공사를 앞두고 가림막과 철골 구조물에 둘러싸여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무주 덕유산 리조트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티롤호텔. 리조트를 찾는 모든 이들은 티롤호텔이 과거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기를 기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