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길 - 이점이

시어詩語가 꿈틀대다

붓질하고 싶은 풍경이 살아나다

문득 걸어가고 싶은 곳이 다가오다

낮추어 따라가는 시선의 끝

경계 짓는 비좁은 그림자 끈을 붙잡고

한 생의 방점을 놓는 다리

한 발짝

두 발짝

별빛 근원을 찾아가는 길

하늘에 닿으라

중력에 이끌리어

무질서 속 질서를 향하여,

/이점이

△‘길’은 화자가 걸어야 할 “방점을 놓는 다리”여서, 길은 “시어가 꿈틀대”고 “붓질하고 싶은” 마음의 충동이 일어나는 생의 광장이다. 화자는 길에서 별빛의 소리를 듣는다. 별빛으로 따라가면 하늘이 보이고 무질서한 세상을 벗어나 질서로 이끈다. 달려가지 않고 한 발짝씩 걸어가야 할 광야에서 길을 찾는다. 단단하고 올곧은 화자의 방점은 오직 “질서를 향하여” 뚜벅뚜벅 걷는 일일 것이다. 그 길이 울퉁불퉁한 비탈길 일지라도 힘차게 걸어갈 것이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