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또 올림픽을 한다고? 근데 왜 이래

임지환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조교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지난해 8월 제32회 도쿄 하계올림픽 종료 이후 6개월 만에 찾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과거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하계올림픽과 간격이 가장 짧은 동계올림픽이 됐다.

전 세계가 스포츠로 하나 되고 한 나라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다지는 올림픽은 모두가 기다리는 축제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치러지는 두 번째 올림픽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작부터 우려와 따가운 눈총이 많았다. 베이징에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참가 선수단들의 불안감을 조성했고, 지속돼온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로 위구르족, 티베트, 홍콩 운동가들의 시위는 개막일이 가까워질수록 더욱더 활성화됐다. 심지어 미국, 영국,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는 고위관리를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지만, 어찌 됐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개최됐다. 대외적으로 조금은 쌀쌀 맞긴 했어도 올림픽이라는 큰 축제답게 화려한 개막식이 펼쳐졌고, 여러 종목에서 호각을 다투는 선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경기들이 펼쳐지고 결과가 발표되면서 기대감은 의아함과 비판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아쉬운 대회 환경과 안일한 경기 운영, 그리고 명백한 오심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매번 메달을 획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던 우리나라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는 계속된 오심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다. 지난 7일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에 참여한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 당했다. 이번 판정에 대해 외신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사유라며 의아함을 보였고, 대한체육회에서는 이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시켜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다시는 이처럼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이외에도 스키점프 종목에서 복장 규격 위반으로 무더기 실격, 스켈레톤 남자 부문 우리나라 윤성빈 선수 헬멧 금지 등의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림픽의 가치는 Excellence(우수성), Friendship(우정), Respcet(존중)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스포츠와 문화 및 교육을 증진 시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이기는 것이 아닌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둬야 하며 어떠한 국가, 개인, 인종, 종교, 정치적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수차례 올림픽에서 이를 무시하고 훼손된 경우가 더러 있다. 개최국은 자국을 과시하며 개최국의 이점을 이용해 차별을 일삼고,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를 이기고 더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무한 경쟁의 수단으로 변질된 모습을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4년 동안 피땀 흘려 노력해온 선수들에게 정정당당한 도전과 승부를 존중해야 하며, 개최국은 선수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고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시설과 환경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국경을 초월해 하나 되는 가장 큰 스포츠 축제 올림픽의 본질을 상기해야 한다. 유독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았던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으로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는 선수들이 마냥 자랑스럽기만 하다. 남은 경기도 무사히 치르길 바라는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임지환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조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