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올림픽 정신인가?

윤중조 전라북도체육회 고문

지난 2022년 2월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일반적으로 종합스포츠대회 개회식의 나라별 입장 순서는  대회 개최국의 알파벳 순서에 따른다. 올림픽의 경우 1896년 제1회 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하고 그 다음부터 개최국 알파벳 순서가 기준이 된다. 2018년 평창올림픽 또한 같았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알파벳 순서가 없는 중국어로는 이 기준을 따르기 쉽지 않다.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당시에는 해당 국가 이름의 한자 표시 첫 글자의 획수를 기준으로 했다. 그래서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했고 그 다음을 들어온 나라가 기니였다. 기니의 중국어 표기는 幾內亞인데 앞에 “기”자의 간사체의 획수가 2획이라 앞 순서에 입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동계올림픽 입장순서도 지난 2008년 하계올림픽 입장순서와 같았다. 개최국 중국이 맨 마지막에 입장했고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이탈리아(2026년)가 중국 앞에 입장했다. 그리하여 이번 올림픽 참가국이 91개 나라로 우리나라는 73번째로 입장했다. 입장식을 마치고 개막식장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출연 해 논란이 됐다. 중국의 56개 민족을 대표하는 참가자들이 중국 국가인 오성홍기를 함께 옮기는 순서에서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중국내 조선족을 대표해서 나온 것인데 이를 두고 동북공정에 빗대 한복공정이라고 온 국민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잇따른 편파 판정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한국의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각각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레인 변경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우리 선수들이 탈락한 대신 뒤따라 들어온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도 헝가리의 사올린 산드르류 선수가 가장 먼저 들어왔지만 반칙 판정을 받았다. 개최국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연속 편파 판정은 중국에 금,은을 선사했다. 

앞에서 5일 치러진 혼성계주에서도 자국 선수들이 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으로 인정해 우승을 안겼다. 해외 언론들도 쇼트트랙 판정을 문제 삼는 것은 당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가 소개하고 있는 올림픽 정신의 가치는 탁월함(Excellence),우정((Friendship), 존중(Respect)이라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는 지금까지 올림픽 정신 중 어느 것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양수안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라 참여이며 기록 경신과 금메달 획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룬 진보라고 했더라! 어처구니 없는 유체이탈 화법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을 불러 지구촌 화합의 장을 연다고 해 놓고 반목과 불신의 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편파 판정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하며, 중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도 올림픽 정신을 훼손해서는  절대로 안 되며 선수 한사람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만 엄중히 대응하는 것과 감정적 대응은 다르다. 편파 판정은 강력하게 대응하되 국수주의로 흐르거나 이를 구실삼아 국내 반중 정서를 키우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윤중조 전라북도체육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