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평화동에 거주하는 이태영(47) 씨는 최근 서울에서 놀러온 친척과 함께 오랜만에 전주 시내 비빔밥 전문점을 방문했다가 메뉴판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씨는 “일반 백반 집에 가면 비빔밥 한 그릇을 7000~8000원에 먹을 수 있지만 전주비빔밥을 맛있게 만드는 집이라고 소문을 듣고 가니까 비빔밥 한 그릇이 1만 3000원이라서 일행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솟는 소비자 물가에 외식 물가도 줄줄이 오르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는 바람에 서민들의 지갑 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도내 대표적인 음식인 비빔밥의 평균 가격은 서울 등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전국의 대도시를 제치고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지난 1월 기준 외식비와 소비가 많은 가공식품 등의 평균 가격이 5%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내 비빔밥 1인분의 평균 가격은 9350원으로 지난해 1월(8900원) 보다 4.8% 올랐다.
도내 비빔밥의 평균 가격은 전국에서도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북 다음으로 대전광역시가 9200원, 서울특별시 9192원, 대구광역시 9050원으로 뒤를 이었다.
도내 삼겹살 200g의 가격은 올해 1만 4390원으로 지난해 1월(1만 3590원) 보다 800원 올라 5.5% 상승했다.
이와 함께 주요 외식 품목에서 김치찌개백반 1인분은 7600원으로 지난해 1월 보다 5.9%, 김밥 1인분이 2480원으로 7.3%, 자장면 1인분은 5500원으로 5.5%, 칼국수 1인분이 7450원으로 7.4%, 냉면 1인분은 8200원으로 5.5%, 삼계탕 1인분이 1만
4500원으로 4.8% 각각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렇듯 도내 외식 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른 반면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와 같은 이유는 음식점 등에서 식자재 값과 임대료, 인건비 부담 등이 커지면서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외식 물가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자와 햄버거 등을 취급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매섭게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17일부터 30개 버거와 음료 등 메뉴 대부분의 가격을 100~300원씩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롯데리아는 판매 가격을 4% 인상한 것에 이어 버거킹은 지난 1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2.9%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피자헛과 도미노피자뿐 아니라 올해 파파존스도 8년 만에 일부 피자 가격을 다음달 2일부터 6%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원재료 값과 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식물가가 재료비 인상 등의 여파로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