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만경강, 생태적·문화적 가치 충분”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프로젝트 1차 포럼 개최
전문가들, 철새 서식지 보전계획 수립 및 생태계 가치 대중 인식 변화 필요성 강조

22일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한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프로젝트’ 제1차 포럼에서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이 철새 월동지역에 대한 서식지 보전계획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제1차 포럼 유튜브 생중계 캡쳐

익산 만경강 일원 생태계 보전을 위한 철새 서식지 보전계획 수립과 생태계 가치에 대한 대중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마련한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프로젝트’ 제1차 포럼에서 ‘만경강 황새 이야기와 서식지 조성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철새 월동지역에 대한 서식지 보전계획 수립(각종 개발계획 수립시 보전계획 포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태양광 사업이나 간척지 개발 등 습지 개발 계획에 황새를 비롯한 철새 서식지 보전이나 대체 서식지 마련 등의 계획이 포함돼야 하며, 이를 토대로 생태계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중 익산 만경강 일원 조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 유칠선 지역생태연구가에 따르면, 익산 만경강의 겨울철 조류는 29과 60종에 달한다.

천연기념물로는 황새, 힌꼬리수리 등 10종, 멸종위기 1급은 매, 황새 등 3종, 멸종위기 2급은 재두루미, 독수리 등 7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외에도 노랑부리저어새, 잿빛개구리매, 황조롱이, 쇠부엉이, 큰고니, 가창오리, 큰기러기, 흰목물떼새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예산지역에서는 황새를 비롯한 철새들의 온전한 서식을 위해 전통 둠벙을 복원하고 논둑에 개구리사다리 설치, 황새마을 생태지도 제작 등 서식지 단절성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조류 감전사 예방을 위해 한국전력 측이 절연장치 설치를 진행했다”면서 “익산 만경강 역시 낚싯줄 걸림이나 전깃줄 출동, 사진작가의 접근으로 인한 비행 유도, 위해조수 수렵활동(총성 등), 낚시, 드론 등 위협·교란 요인을 제거하고 서식지 수위·먹이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만경강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 관련 교육이나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칠선 생태연구가도 “특히 익산천과 만경강 합류지점은 겨울철 수위가 낮아져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철새들의 서식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면서 “최근 늘어난 캠핑객, 인근 항공대대의 헬기 예열 소리, 만경강 탐방로 방문객들의 조류 비행 유도, 새만금 물막이 공사 이후 백구지역 수문의 역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22일 익산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한 ‘익산 만경강 생태문화하천 프로젝트’ 제1차 포럼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이 익산 만경강 생태계 보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제1차 포럼 유튜브 생중계 캡쳐

토론자로 나선 김보국 전북연구원 새만금연구센터장은 “철새들의 서식 공간을 인간이 침해하고 있어 상호간 공간과 구역을 명확히 구분 짓는 지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주민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용훈 해강생태환경연구소장은 “익산 만경강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만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생태자원”이라며 “특히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있는 황새가 찾아온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방증이기에 보존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외에 박정민 전북대학교 사학과 교수와 신귀백 익산문화관광재단 이사는 마한 백제 문화의 젖줄, 조선시대 해운의 거점,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수탈지, 우리나라 최초의 경지정리 사업지, 1960~1970년대 모래찜으로 유명한 치유의 장소, 현재 강변을 따라 조성돼 있는 수변공간, 3월 초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만경강문화관 등 익산 만경강의 가능성을 활용한 생태문화하천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