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대 대선 유세에서 활발한 활동이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역 복당인사들의 존재감이 실종됐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진두지휘한 최근 전북유세에서도 국민의당이나 민주평화당, 무소속으로 활동했던 복당인사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민주당의 전북지역 대선 유세활동은 각각의 지역위원회를 맡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과 기존부터 민주당 소속인 지방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또 원외에서는 전북도당에서 임명한 청년 선거대책위원장들이 보폭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아울러 지선이나 다음 총선을 기약하고 있는 각 지역선대위 공동위원장들 역시 대선 승리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SNS에선 민주당 골수 당원과 그 조직이 활발하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거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만들어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복당인사들의 경우 '아웃사이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 지선 공천경쟁을 앞둔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독자적으로 이재명 후보 지지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조직력이나 확장성에서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1월 이들이 대통합과 대사면 명문으로 복당할 당시 전북정치권에서는 물리적 결합이 이뤄지더라도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게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 등 중진 인사들도 유세전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호남지역 대선 유세가 이낙연 중앙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탈당했던 그가 전면에 나서기도 어려운데다 유세에 동참해도 과거 존재감을 고려할 때 들러리서는 방식은 마땅치 않다는 것.
특히 전북정치권의 경우 현직 의원 대부분 SK계로 정세균 전 총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반대로 공천에서 떨어졌거나 탈당했던 인물들은 정 전 총리는 물론 전북 국회의원들과도 여전히 불편한 관계다.
당 차원에서도 복당인사들에게 적극 나서달라는 공식적인 요청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고 지역정치권 일각에선 “아마 과거 대척점에서 경쟁을 한 앙금이 남아있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추론했다.
실제 복당인사들 중 이재명 후보 이름이 적힌 민주당 공식 점퍼를 입은 인사도 찾기 힘들었다. 유성엽 전 의원은 전주에서 가진 대선 출정식에서 단상에 올라왔지만 파란색인 민주당 공식 유세점퍼를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선 파란색 점퍼를 입었지만, 이재명 후보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옷이었다.
전북선관위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위한 당의 공식유세점퍼는 선관위에 등록한 선거사무관계자만 착용이 가능하다. 현직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역시 선거사무관계자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은 각 당의 선거사무소장이나 각 지역 선거연락소장이 명단을 취합해 지역선관위로 신청해야 한다. 점퍼를 못 입는다는 것은 해당 정당의 선거사무관계자로 등록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선기여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한 전북도의원 출신 복당인사는 “제가 직접 중앙당 인사에 부탁해 파란색 점퍼 2개를 받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중 하나는 유성엽 전 의원에게 다른 하나는 김광수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존 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손을 잡고 활동하기에 눈치가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복당인사는 “개인적으로 일단 눈치가 보인다. 함께 유세지원을 하고는 싶으나 심적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기존 민주당 인사와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을 염두 의도적으로 복당인사를 배제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기 민주정부 창출에 뜻을 같이 한 만큼 더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덕춘 전주을 공동선대위원장은 "원외에 있더라도 스스로 적극성을 가지고 진심어린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면서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복당이 이뤄져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결합이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복당인사들이 먼저 적극 나서 기존 당원들과 넓은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외치면 지금보다 더 훌륭한 원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