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주택이나 상가건물 등에 설치된 승강기(엘리베이터, 휠체어 리프트 등)의 30%가량이 노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매년 800건 이상의 승강기 관련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4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북에 설치된 승강기는 2만 3591대로, 전주 1만 935대, 군산 3785대, 익산 3669대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설치한 지 15년이 경과된 노후 승강기는 정밀안전검사 대상자로 분류되는데, 전북의 노후승강기는 6286대로 전체의 26.6%에 달했다.
노후 승강기가 전체의 1/3정도를 차지함에 따라 승강기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승강기 관련 사고는 2659건으로 1324명이 구조됐다. 하루 평균 2.4건의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고, 1.2명이 구조된 셈이다.
실제 지난 17일 오전 8시께 무주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지하 1층에서 승강기가 갑자기 멈춰 섰다. 승강기 안에 있던 승객 2명은 소방대원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지만, 밀폐된 공간에 갇히는 섬뜩한 경험을 했다.
지난달 7일 오후 7께에는 전주시 효자동의 한 상가건물의 승강기가 갑자기 고장나 5층에서 멈춰 승객 2명이 추위에 떨며 소방대원의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승강기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는 건물의 고층화로 인해 승강기 설치가 늘었고, 이에 따라 노후 승강기가 증가하면서 안전사고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승강기안전관리법을 시행해 승강기 안전 확보에 나섰다. 15년 이상 노후승강기는 3년마다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하고, 21년이 경과된 경우 '어린이 손 끼임 방지수단' 등 8개의 안전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전북에 노후 승강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매월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노후 승강기는 정밀안전검사를 실시해 승강기 안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