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넘게 내홍을 겪어온 ㈜완주테크노밸리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마무리됐다. 이석봉 대표이사 후임에 완주군수 비서실장을 지낸 최충식씨가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선출된 것.
이날 대표이사로 선출된 최충식 이사는 “어깨가 무겁다. 특히 최근 쿠팡 분양가격 문제까지 제기됐는데,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완주테크노밸리는 완주군 봉동읍 장구리 일대에 조성하고 있는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업단지 시행사로, 완주군이 4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완주군을 비롯해 효성과 OS, 동서, 신성 등 6개사가 주주 및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완주군이 5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해 야심차게 벌이는 완주테크노밸리 제2일반산단 시행사의 대표이사 공석사태가 빚어진 것은 4개월 전인 지난해 하반기다. 10월15일자로 대표이사 임기 3년이 끝난 후 대다수 이사들은 이석봉 대표를 신뢰하며 연임을, 반면 완주군은 교체를 주장했다.
효성과 OS 등 대부분 이사들은 이석봉 대표가 연임, 공단 준공과 분양 그리고 2024년 예정인 SPC 청산까지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2018년 말 완주군의 전격적인 산단 내부 폐기물매립장 백지화 선언 이후 이석봉 대표가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SPC가 긍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공적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완주군은 자신들이 선임하는 신임 이사를 새 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완주군은 테크노밸리 제2산단 초대 사장은 부군수를 역임한 K씨를, 이어 2018년 2대 사장은 김제부시장을 역임한 이석봉 대표를 이사 및 대표로 세웠다. 그 연장선상에서 후임 대표도 완주군이 선임한 인물로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완주테노밸리의 모든 의사결정은 4분의 3 찬성 규정에 따르기 때문에, 완주군이 추천한 인물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 선임은 다른 이사진들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완주군 마음대로 대표이사를 내세울 수 없는 것이다.
양측이 대표 선임을 놓고 심한 마찰을 빚는 가운데, 최근에는 완주군·전라북도와 MOU를 체결했던 글로벌기업 쿠팡이 “분양가(평당 89만 원)가 너무 비싸다”며 MOU 체결 당시 약속 분양가(평당 64만 원)를 요구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분양가 결정 등 중대한 문제가 터졌지만, 대표이사는 부재 중이었다.
김재천 완주군의회 의장은 “대표이사 공석 사태가 무려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의회 차원의 조사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완주테크노밸리는 지난 2월15일 이사회를 개최, 이석봉 이사 후임으로 완주군이 내세운 최충식 전 비서실장을 이사로 선임했고, 최 씨는 28일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그동안 이석봉 카드를 고수했던 H사가 완주군 편에 선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석봉 전 대표는 “지난 3년 재임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여 주거 단지(신봉지구)의 이용도가 낮은 연구용지는 주택 용지로 하고, 산업단지에는 다양한 시설을 할 수 있도록 지원시설 용지를 확대했다는 것”이라며 “그간 완주군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니, 테크노밸리 마무리까지 함께 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준공과 분양 등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