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분위기를 전북에서부터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윤 후보의 호남 지지세가 최근 오르는 데에는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과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윤 후보는 이 기세를 몰아 조만간 또 전북을 찾을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윤 후보의 호남지지율을 정운천·이용호 전북투톱이 견인하고, 실제 이 지역에서 당의 서진정책이 효과를 본 데 비해 당과 후보 차원의 실질적인 행동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그는 앞서 지난 16일 전주역 앞 유세에서 "(민주당에)속는 것도 한두 번"이라면서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달라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전북을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2일 군산 공설시장 유세에서는 전북지역 대표 현안인 새만금과 관련 "30년 간 찔끔 찔끔 지원했다"며 "집권하면 직접 챙기겠다"고도 했다.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해선 "와서 보니 말(논란 자체가)이 필요 없다"며 조기 착공을 강조했다.
그러나 남원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남원은 이용호 의원의 지역구로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공공의대 설립 법안 통과에 야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공공의대의 경우 의사단체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남원 공공의대는 의사정원 확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슈임에도 지나친 반대에 막혔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 후보 입장에선 보수야당이 국정감사 등에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소재지를 문제 삼는 것 등 전북현안을 발목 잡던 과거를 먼저 혁신해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선거 유세는 민주당의 조직력이 워낙 단단해 도내에서 국민의힘 존재감이 비교적 작은 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을 필두로 현장에 나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한 도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배숙 전 의원을 설득한 것도 정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정 위원장은 “한 정당의 독점으로 경쟁과 책임이 없는 정치로 발전할 수 없다”며 “전북이 그래왔고, 광주, 대구 역시 똑같다”고 일당독주 구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전북은 민주당이 말뚝만 박으면 당선되기 때문에 (선출직이)일을 안 한다” 며 자신과 윤 후보가 전북에 쏟고 있는 관심, 애정과 노력을 믿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만약 정권이 교체되면 정운천 위원장과 이용호 의원의 입지는 확 달라질 전망이다. 민주당 정권이 재창출되더라도 호남 득표율에 따라 이들의 입지는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당내 주류가 확고한 점 속칭 '윤핵관'의 존재는 서진정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권교체 시에는 전북에 지선후보도 제대로 내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선 후보를 내놓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아울러 전북과 아무런 연고와 인연이 없는 윤 후보가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